뜻 없는 후렴구 재미 톡톡…남발 지적도
‘아틸리싸이? 삐리빠빠?’
뜻을 알 수 없는 외계어 가사가 가요계의 새로운 흥행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계어 가사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가수로는 최근 새 노래를 발표한 손담비와 나르샤가 대표적. 이들 외에 걸 그룹 에프엑스도 노래 ‘누 예삐오’에서 해석 불가한 단어를 가사 속에 넣어 화제를 모았다.
‘미쳤어’, ‘토요일 밤에’에 이어 손담비(사진)에게 연타석 홈런의 숫자를 3연속으로 늘려준 노래 ‘퀸’에는 ‘아틸리싸이’라는 후렴구가 등장한다. 이 단어를 놓고 팬들은 바로 앞에 등장하는 ‘모두 다 이루어져라’는 가사에 빗대 일종의 ‘주문’같은 것이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아틸리싸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자, 결국 손담비 측이 진짜 의미를 밝히기에 이르렀다. 아틸리싸이는 ‘네가 결심하기까지’란 의미의 ‘언틸 유 디사이드’(until you decide)의 약어 같은 표현. 이에 대해 손담비 측은 “영어 문장을 보다 독특한 느낌으로 표현하기 위해 ‘아틸리싸이’로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브라운아이드걸즈의 멤버이자 최근 솔로 겸업을 선언한 나르샤의 노래에도 외계어 노랫말이 등장한다. 노래의 제목이기도 한 ‘삐리빠빠’가 그것. 한때 가요 팬들 사이에서 이 단어의 진위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삐리빠빠의 진짜 뜻’이 각종 인터넷 검색 사이트의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단어가 주는 느낌을 근거로 팬들은 ‘느낌이 확 온다’는 의견과 ‘삐뚤어져 있는 여자를 의미’한다는 의견으로 갈리기도 했다. 그러나 나르샤 측이 내놓은 ‘삐리빠빠’의 진위는 아무 뜻도 없는 애드리브였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혈액형을 의미하는 ‘누 예삐오’(NU ABO)란 에프엑스의 노래에도 알쏭달쏭한 노랫말은 있다. ‘꿍디순디’가 그것으로, 가사가 노래에서 빠르게 지나가 팬들 사이에선 ‘꿍디꿍디다’, ‘꿍디순디다’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에프엑스 측이 전한 ‘꿍디순디’의 의미는 귀여운 애칭. 하지만 팬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궁둥이와 순둥이’를 애교 섞어 표현했다는 것으로 쏠리고 있다.
외계어 가사는 노래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더욱 관심을 갖게 하는데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듯.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나친 남발은 우리말 오용의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걱정 어린 의견도 내놓고 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플레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