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랙|SK 김재현] 캡틴의 한방…“이별 선물 이제부터다”

입력 2010-10-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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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재현이 1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된 뒤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5회 2사만루 동점서 쾅!역전적시타
6회선 쐐기타점…1차전 MVP 우뚝
“은퇴 앞두고 행복한 마음으로 쳤다”
#SK 김재현의 정규시즌 주자 만루 시 타율은 0.214(14타수3안타)였다. 풀카운트에서 성적은 0.227(44타수10안타)이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15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이 데이터를 ‘무시’했다.

# LG 시절인 2002년 한국시리즈, 고관절 부상 탓에 김재현은 ‘악화되면 모든 책임은 선수가 진다’라는 각서를 쓰고 한국시리즈에 나섰다. 당시 LG를 맡았던 김 감독은 김재현을 6차전 대타로 써 성공시켰다. “거기서 안 쓰면 그냥 그대로 죽을 거 같아서”라고 했다.

데이터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 즉, 사람이 데이터를 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은퇴를 공언하고 맞은 마지막 한국시리즈. 김재현은 평소와 약간 달랐다. 접근하기 어려운 특유의 예민함은 사라지고 어딘가 초탈감이 감돌았다.

1차전 직전에도 “시작이라니 오히려 마음이 가볍다. 처음으로 시리즈 앞두고 잘 잔 것 같다. 원래는 큰 경기 있으면 3∼4시간 밖에 못 자는데 마지막이라 그런지 욕심이 별로 없어진 건가”라고 했다. “이런 팀에서 이런 선수들과 함께 뛰다 은퇴할 수 있어서 나 자신이 영광스럽다. 하루라도 더 이 팀에서 뛰고 싶은 기분이다. 마지막 날까지 참 행복할 것 같다”고도 했다.

김재현은 마지막이자 최고의 무대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 줄 알았다. 3-3으로 맞선 5회 2사 만루에서 오승환의 142km 직구를 밀어 쳐 2타점 결승 좌전적시타, 이어 6회에 역시 풀카운트에서 126km짜리 변화구를 잡아당겨 쐐기타점을 보탰다. 1차전 MVP도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김재현의 풀카운트 타율은 0.227이지만 44타수로 볼카운트 중 제일 많다. 2루타 2방, 홈런 2방, 5타점이 있었다. 2사 후 타율은 0.337이다. 승부를 만들어서 해결할 줄 아는 스타다. 기록을 넘어서 기억에 남을 타자다.


김재현의 말 “유종의 미…4승까지 집중하겠다”

(결승타 친 상황은) 볼카운트가 2-3이기 때문에 노려서 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사실 초구는 쳤어야 하는 공인데 오랜만에 오승환 상대하다보니 타이밍이 안 걸렸어요. 2구도 그렇고…. 그런데 1,2구를 보면서 볼끝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마음 편하게 칠 수 있었어요. 올 시즌 뜻 깊은 한 해인데, 마지막까지 이 무대에 설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만큼은 우승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요. 작년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고, 모두가 다 집중해서 했던 게 좋은 결과 나온 것 같습니다. 비록 1승은 했지만 모든 게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4승까지는 집중하겠습니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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