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난 승부사…벼랑끝 승부 자신있다”

입력 2012-02-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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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 상암|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지면 끝장” 부담 이미 초월 여유만만
비겨도 올라가는 경기가 제일 어려워

나와 선수들 큰경기 경험 많아 자신
예상스코어? 그걸 알면 점쟁이 하지


29일 쿠웨이트와 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을 두고 ‘벼랑 끝 승부’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이 패하면 최종예선에도 못 오르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약 이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대표팀 감독은 평생 한국축구 역사에 죄인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K리그 우승의 업적도 팬들을 열광시켰던 닥공 축구의 영광도 모두 한 줌 먼지가 돼 사라진다. 벼랑끝 승부에 나서는 사령탑의 심정은 어떨까.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고 목이 타지 않을까. 그러나 대표팀 최강희 감독(53)은 승부사다웠다. 그는 “(대표팀 감독 수락을) 결정할 때까지는 고민했지만 선택한 뒤에는 후회 안 한다”고 했었다. “쿠웨이트에 질 거면 대표팀 감독 하지도 않았다”고도 했었다. 최 감독은 결전의 승부 전날인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당당했다.


○여유 넘쳐

최강희 감독은 달변이다. 톡톡 튀는 발언과 촌철살인 코멘트를 즐겨 쓴다. 이날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초반에 승부를 결정지을 것 같은 선수로 누구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걸 알면 점쟁이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예상 스코어를 묻자 “이거 아무래도 멍석을 깔아야 될 것 같다”며 싱긋 웃었다.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인데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부담감 초월


최 감독은 “이미 초월했다”는 표현을 썼다. 그는 “주변에서 벼랑 끝 승부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큰 경기 경험이 많다. 큰 경기 치르다보면 오히려 준비할 때 무덤덤하다. 주위 환경이나 주위 분들 때문에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저는 이미 초월했고 선수들도 자신감이 있다. 이미 동료들의 능력도 서로 다 확인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방심은 않는다.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의외성에 대해 자주 말한다. 축구는 발로 하는 경기 특성상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좋은 경기 할 수 있다.”


○정상적인 경기

최 감독은 정상적인 경기를 강조했다. 한국은 비겨도 최종예선에 올라간다. 그러나 비겨도 되는 경기가 가장 어렵다는 걸 최 감독은 잘 알고 있다. “축구에서 무승부를 해도 된다? 비겨도 올라간다? 그런 경기가 어렵다. 물론 결과도 좋고 내용도 좋아야겠지만 일단 내일은 결과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안 지는 경기 하려고 하면 내용이나 결과까지 안 좋아질 수 있다. 정상적인 경기를 하겠다.”

상암|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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