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진 “퍼펙트 쇼트게임…올핸 내가 최고다!”

입력 2012-04-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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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최장타자인 양수진은 투어 4년차에 접어든 올해 반드시 다승왕과 상금왕을 차지해 1인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용인|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양수진의 KLPGA 이유있는 자신감


쇼트 집중 보완…스윙도 부드러워져
올시즌 상금·다승왕 2관왕 당찬포부

경기중엔 휴대전화도 끄고 매홀 집중
스트레스? 총싸움 게임으로 훌훌∼


“몸이 근질근질하네요. 빨리 시즌이 왔으면 좋겠어요.”

경기도 용인의 한 골프연습장. 양수진(21·넵스)이 드라이브 샷을 펑펑 날리며 샷 담금질에 몰두하고 있다. 올해 투어 4년 차가 되는 그는 ‘그린 평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시즌 개막(12일 롯데마트챔피언십)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날아가는 드라이버 샷이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첫 번째 목표는 상금왕, 다음은 다승왕

양수진은 2012시즌 확실한 목표를 세웠다. 바로 상금왕과 다승왕이다.

“첫 번째 목표는 상금왕이고, 다음은 다승왕이에요. 4년 차가 됐으니까 이제는 평정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상금왕과 다승왕을 차지하겠다는 건 1인자가 되겠다는 말과 같다. 역대 상금왕과 다승왕은 연말 대상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코앞으로 다가온 시즌 개막전에 대해서도 강한 의욕을 보였다.

“동계훈련 다녀왔지만 첫 대회까지 시간이 남아서 그런지 몸이 근질근질해요. 첫 대회부터 잘 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거든요. 빨리 시즌이 개막했으면 좋겠어요.”

자신감을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약점으로 지적됐던 쇼트게임을 완벽하게 보완했다. 대선배 정일미의 도움을 받았다. “지난 겨울 정일미 프로님께 쇼트게임을 집중적으로 배웠어요. 그 덕에 자신감이 많이 붙었죠. 국내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일본 대회에 경험삼아 나갔었는데 샷이 많이 흔들렸었죠. 그나마 쇼트게임이 잘 돼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어요.”

양수진은 국내 여자프로골퍼 가운데 최장타자로 손꼽힌다. 장타자인 그에게 쇼트게임은 약점이었지만 지난 겨울 선배의 도움으로 큰 힘을 얻었다. 스윙도 부드럽게 바꾸는 데 성공했다. “아마도 여유가 생기면서 스윙이 부드러워진 것 같아요. 예전엔 힘만 세고 날카롭다는 평가였지만 요즘은 ‘스윙이 정말 부드럽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양수진은 아직 한번도 지존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 해외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꿈도 세워놓지 않았다. “해외 진출요? 국내 무대 먼저 평정하고 나서 생각하려고요.”


○경기 끝나면 온라인 게임으로 스트레스 해소

투어 4년 차로 어느덧 프로다운 모습이 솔솔 풍긴다. 하지만 아직도 그는 21세에 불과하다. 필드에서 그는 조용한 편이다. 잘 웃지도 않고 성적에 일희일비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래서 가끔 엉뚱하고 까칠하다는 오해를 받을 때도 있다.

그러나 평소 성격은 전혀 다르다. “저 매우 활동적이에요. 친구들과 수다도 떨지만 쇼핑하면서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해요. 골프장에서만 조용한 거예요.”

그는 경기에 들어가면 휴대전화 전원을 아예 꺼놓는다. 잡념을 없애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다. “경기 전까지 친구들과 문자 보내다 보면 경기 중에도 어떤 답장이 왔을지 궁금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경기 전에는 아예 휴대전화를 꺼놓고 연락도 하지 않아요.”

경기가 끝나면 나름의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건 뜻밖에도 온라인 게임이다. “게임을 한번 시작하면 3∼4시간씩 해요. 주로 총 쏘고 칼싸움하는 게임을 좋아해요. 좀 과격한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이죠. 그래야 스트레스가 확 풀리거든요.”

○신인왕 놓친 아쉬움

2009년 데뷔와 동시에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다.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했고, 프로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선수라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신인왕은 그의 차지가 아니었다. 안신애(22·우리투자증권)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꼭 신인왕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하반기로 가면서 체력이 많이 떨어졌죠. 성적이 바닥을 쳤고 결국 신인왕을 놓쳤어요. 시즌 끝나고 정말 많이 후회했어요.”

시행착오는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이듬해 한국여자오픈과 하이마트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이보미(24·정관장)에 이어 상금랭킹 2위에 올랐다.

2011년 시즌은 아쉬움이 가득하다. 우승 기회가 많았지만 1승에 그쳤다.

“전반기에는 그렇게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요. 두산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하긴 했지만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죠. 오히려 하반기에 컨디션이 좋았는데 역전을 허용한 대회가 많았어요. KLPGA 챔피언십이나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지금도 아쉬움이 남아요.”

양수진은 “갤러리가 많을수록 더 힘이 난다”고 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스타기질을 갖고 있다. “(김)하늘이 언니, (심)현화 언니 등 경쟁자가 많지만 저도 만만하지 않을 거예요. 내 자신을 믿어요.”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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