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기업들도 뛴다] “2연패 OK!”…박태환 포효 런던서도 본다

입력 2012-07-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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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수영 자유형 종목에서 기적을 일군 ‘마린보이’ 박태환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된다. SK텔레콤의 전폭적 지원 속에 2008년 베이징에 이어 2012년 런던에서 또 한 번 ‘금빛 포효’를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SK와 함께 ‘마린보이 신화’ 도전


400m 쑨양에 기록 뒤지지만 맞대결선 압도
SK텔레콤, 전담팀 구성 몸상태 체계적 관리
턴·잠영 기술 향상…세계신·다관왕도 욕심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최근 남녀 직장인 588명을 대상으로 ‘런던올림픽 기대종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수영을 1위로 꼽은 응답자가 61.1%로 가장 많았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에 대한 관심일 터. 2012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최고 스타는 단연 박태환이다.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2연패 이룬다!

박태환은 2008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1초86(당시 아시아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수영 자유형에서 우승한 것은 1936베를린올림픽 남자 자유형 1500m의 데라다 노보루(일본) 이후 72년 만이었다. 남자 자유형은 동양인들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마린보이’의 올림픽 금메달은 세계 수영 역사에 길이 남을 대사건이었다.

주종목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이 거둔 성과는 놀랍다. 베이징올림픽은 물론 2007멜버른세계선수권과 2011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도하아시안게임과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런던올림픽에서도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400m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 강력한 경쟁자는 쑨양(중국)이다. 박태환의 자유형 400m 개인최고기록은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세운 3분41초53. 반면 아시아기록은 쑨양의 3분40초29다. 기록 면에선 쑨양이 앞서지만, 박태환은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상하이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결선에서 모두 쑨양을 제쳤다. 그래서 “맞대결에선 이긴다”는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

박태환은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세계기록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남자 자유형 400m 세계기록은 파울 비더만(독일)의 3분40초07이다. 이는 기록단축의 효과가 있는 첨단수영복을 입고 세운 기록이다. 2010년 국제수영연맹(FINA)이 첨단수영복의 착용을 금지한 이후에는 박태환이 세계기록 경신에 가장 근접한 후보다. 박태환은 “런던올림픽에선 어떤 레이스 작전을 쓰든 3분40초 안쪽으로 기록을 끌어당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린보이’를 만든 SK텔레콤의 전폭적 지원

박태환 이전까지 한국수영이 올림픽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04아테네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남유선이 기록한 7위였다. 수영은 올림픽에서 육상과 함께 가장 많은 금메달이 걸려있는 기초종목이다. 그러나 한국수영은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인해 세계 수준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이런 현실 속에서 박태환이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SK텔레콤의 전폭적 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SK텔레콤 스포츠단은 2008년 10월 ‘박태환 전담팀’을 공식출범했다. 현재 전담팀은 박철규 의무담당관과 권태현 체력담당관 등을 따로 배치해 박태환의 몸 상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2009로마세계선수권에서 실패한 이후 마이클 볼(호주) 코치를 전담지도자로 영입한 것도 큰 효과를 봤다. 볼은 베이징올림픽 3관왕 스테파니 라이스(호주)를 지도한 세계적 코치다. 선진수영에 대한 갈망이 컸던 박태환에게 볼은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 박태환은 볼의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 덕분에 수영에 대한 흥미를 되찾았다. 그 결과가 광저우아시안게임 3관왕(자유형 100·200·400m)과 상하이세계선수권 400m 금메달로 나타났다. SK텔레콤 스포츠단 관계자는 “후원금과 전지훈련비 등을 모두 포함해 박태환에게 들어가는 1년 예산은 15억∼20억원 규모다. 지난 4년간 60억∼80억원을 투자한 셈이다”고 밝혔다.


○자유형 200·1500m에서도 메달 도전

박태환은 런던에서 자유형 400m 올림픽 2연패뿐 아니라, 자유형 200m와 1500m 메달에도 도전한다. 무엇보다 볼 코치의 지도 아래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되던 턴과 잠영 기술이 향상됐다는 점이 200m 메달 전망을 밝힌다. 턴과 잠영 기술은 상대적으로 자유형 200m의 경기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런던올림픽 2관왕(자유형 200·400m) 도전의 열쇠로 꼽힌다. 자유형 200m에는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불참하지만, 상하이세계선수권 5관왕 라이언 록티(미국), 200m 세계기록(1분42초00) 보유자 파울 비더만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박태환은 “전담팀 형들이 ‘200m에서 네가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으면 정말 멋있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도 ‘잠깐’ 그런 상상을 해봤다”며 올림픽 2관왕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자유형 1500m에서도 깜짝 메달을 기대할 만하다. 박태환은 올 2월 호주 뉴스테이트오픈챔피언십 자유형 1500m에서 한국기록(14분47초38)을 세웠다. 올 시즌 세계랭킹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자유형 1500m는 자유형200m와 400m가 끝난 뒤 열린다. 만약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큰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1500m를 뛸 수 있다.

박태환은 7월 1일 프랑스 몽펠리에로 떠나 3주간의 조정훈련을 거치고 있다. 조정기란 실전에 대비해 훈련량을 서서히 줄이면서 체력을 비축하는 단계다. ‘결전의 땅’ 런던에는 7월 21일 입성한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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