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THIS WEEK] 넥센 신화, 후반기 스타트 15경기에 달렸다

입력 2012-07-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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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시진 감독. 스포츠동아DB

전반기를 돌아볼 때 가장 눈길을 끈 팀은 넥센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넥센을 하위권으로 꼽았지만, 넥센은 팀 창단 이후 최고인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개인적으로 넥센 돌풍은 후반기에도 계속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넥센 선수들은 최근 수년간 하위권에 머물며 고생했지만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며 경험을 쌓았고, 이제는 게임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적응력도 상당히 높아졌다. 투수들도 그렇고, 야수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시즌 후 넥센으로 컴백한 이택근은 선수단 전체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선수단에 리더가 있는 것과 없는 것에는 차이가 크다. 특히 이택근과 함께 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넥센의 클린업트리오는 8개 구단 중 최고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넥센의 전반적인 공격력 향상은 지난해 심재학 코치, 올해 박흥식 코치 등 두 타격코치의 노하우가 선수들에게 효율적으로 접목된 결과라고 판단된다.

나이트와 밴 헤켄, 두 외국인 선발투수를 축으로 운영되는 마운드 역시 전반기 상승세를 이끈 큰 힘이었다. 두 용병이 큰 기복 없이 꾸준히 제 몫을 해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넥센은 후반기에도 상위권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나이트는 무릎 부상에 대한 부담감을 완전히 떨쳐내고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특히 올해로 한국무대 4년째를 맞으면서 그동안 국내 타자들과 상대했던 그의 경험이 더 좋은 성적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넥센의 전반기를 돌아볼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서건창이다. 마라톤에 비유되는 장기간의 페넌트레이스를 잘 치르기 위해선 기존 주전 선수들의 기량 못지않게 ‘새 얼굴’의 출현이 필수적인데, 바로 서건창이 넥센에 그 같은 긍정적 역할을 했다.

자리 잡힌 공수의 조화, 신인 서건창의 가세 등 넥센이 작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데에는 무엇보다 김시진 감독이 참고 인내하며 선수단을 운영해온 경험이 큰 밑거름이 됐다고 볼 수 있다.

매 시즌 후반기가 시작되면 연승과 연패로 희비가 엇갈리는 팀들을 많이 봐왔다. 그래서 후반기 스타트 후 15경기가 중요하다. 넥센도 이 기간만 슬기롭게 잘 넘긴다면 전반기에 보여준 돌풍을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가며 달콤한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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