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7330] 운동은 밥이다…송용진 “상대와 밀당…권투와 연기는 닮은 꼴”

입력 2013-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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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교수, 밤에는 흡혈귀로 살아가는 ‘마마 돈 크라이’의 ‘프로페서V’처럼 낮에는 뮤지컬배우, 밤에는 록밴드의 보컬리스트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송용진. 만능 스포츠맨인 그는 3년 전부터 권투의 매력에 빠진 아마추어 복서이기도 하다. 
사진제공|설앤컴퍼니

낮에는 교수, 밤에는 흡혈귀로 살아가는 ‘마마 돈 크라이’의 ‘프로페서V’처럼 낮에는 뮤지컬배우, 밤에는 록밴드의 보컬리스트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송용진. 만능 스포츠맨인 그는 3년 전부터 권투의 매력에 빠진 아마추어 복서이기도 하다. 사진제공|설앤컴퍼니

■ ‘권투 사랑’ 뮤지컬 배우 송용진

“3년 전 무작정 시작…극기의 쾌감 짜릿
생활체육 복싱대회 1승 2패…우승 목표”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2인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에서 ‘프로페서V’로 출연 중인 송용진(37)의 닉네임은 ‘생활체육인’이다. 그가 얼마나 운동을 사랑하고, 실시하고 있는지는 그의 트위터를 보면 금방 눈치챌 수 있다. 그야말로 작품 이야기와 운동 이야기가 ‘고기 반 물 반’이니까.

축구(사회인 축구단의 미드필더를 맡고 있다), 자전거, 등산, 러닝 등 못 하는 운동이 없다. 그런 그가 요즘에는 권투에 푹 빠져 있다. 벌써 3년이나 됐다.

“30대 중반이 되면 나잇살이 붙게 마련이다. 배우가 살찌면 당장 캐스팅을 비롯해 곤란한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때마침 연기자 이시영 씨가 ‘권투하는 여자’로 매스컴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걸 보고 권투에 ‘급관심’을 갖게 됐다.”

무작정 동네 체육관을 찾아가 줄넘기부터 새로 배우기 시작했다. 한 달 정도 했더니 감이 딱 왔다. 이게 내 운동이로구나!

“권투는 상대와 치고받으니 상대와의 싸움 같지만 사실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기술을 다 배우고 링에 올라가도 처음에는 1라운드도 못 넘기고 주저앉는다. 맞아서가 아니라 지치기 때문이다. 주먹이 날아오는 걸 뻔히 보면서도 팔이 무거워 가드가 안 올라간다. 상대의 허점이 보이는데 손이 안 나간다. 어금니를 깨물고 하는 거다. 이게 나와의 싸움이 아니고 뭔가.”

2012년 생활체육 권투대회에 출전한 송용진. 권투자세를 취한 송용진 왼쪽은 홍수환, 맨 오른쪽은 유명우 전 챔피언이다. 사진제공|송용진

2012년 생활체육 권투대회에 출전한 송용진. 권투자세를 취한 송용진 왼쪽은 홍수환, 맨 오른쪽은 유명우 전 챔피언이다. 사진제공|송용진


이렇게 힘든 운동을 왜 할까. 송용진은 “극기의 쾌감 때문”이라고 했다.

“게다가 묘하게도 권투는 때리는 것뿐만 아니라 맞는 재미도 있다. 해 보면 안다. 샌드백을 두드리는 시간만큼은 잡념이 들지 않는다.”

송용진은 권투가 연기생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에게 무대는 곧 링이다. 혼자서 하는 공연이 아닌 이상 배우는 누군가를 상대해야 한다. 그런데 여러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 있어도 결국 대사와 액션을 주고받는 상대는 한 명뿐이다. 밀고 당기고, 타이밍을 맞추고, 사랑하고, 때로는 죽일 듯 싸우고. 송용진은 “권투와 연기는 닮은 데가 많다”고 했다.

송용진은 출연 중인 ‘마마 돈 크라이’를 비롯해 올해 세 편의 뮤지컬 무대에 선다. 연말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단다. 뮤지컬 배우와 로커를 겸하고 있는 그는 5월께 나올 앨범을 준비 중이다. 개인 콘서트도 연다.

“지금까지 생활체육 복싱대회에 나가 1승 2패의 전적을 갖고 있다. 올해도 출전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우승이 목표다.”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는 5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단 두 명의 남자 배우만이 등장하는, 마치 ‘권투 스파링’같은 작품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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