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투구읽기] 리즈 8이닝 10K 1안타…가을엔 제구되는 남자

입력 2013-10-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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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대 LG트윈스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LG 리즈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직구 제구력 바탕 이닝별 슬라이더 비율 조절
두산 성급한 공격 아쉬움…타격 패턴 무너져
선발 이재우 한박자 느린 교체타이밍도 문제


LG 리즈가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다. 17일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보여준 리즈의 선발 8이닝 1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는 올해 개인 최고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반면 두산은 선발 이재우의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 제구된 직구, 변화구 위력까지 배가시키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제구된 리즈의 직구는 어느 타자라도 쉽게 공략할 수 없다. PO 2차전 리즈의 직구는 한두 번 외에는 전반적으로 낮게 제구됐다. 리즈가 좋은 볼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은 투구 후 몸이 1루쪽으로 빠졌던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볼을 던진 뒤 몸이 포수 정면을 향하는 이상적 밸런스를 보여준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볼 스피드는 정규시즌과 비슷했지만, 제구력이 몰라보게 달라진 것은 투구 후 홈플레이트로 향하는 중심이동 덕분이었다.

리즈는 좋은 볼을 갖고 있지만 시즌 때 잘 던지다가도 볼넷을 내주고 한방을 얻어맞아 무너지곤 했다. 그러나 PO 2차전에선 직구 제구력이 밑바탕이 되면서 커브처럼 보이는 슬라이더의 위력 또한 더 커졌다. 리즈는 이닝별로 슬라이더의 비율을 달리하는 등 투구 패턴에도 미세한 변화를 줬는데, 두산 타자들은 경기 초반부터 성급하게 방망이를 돌려 오히려 결과적으로 리즈를 도와주고 말았다. 리즈가 정교한 투수는 아니라는 점에서 두산 타자들의 타격 패턴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 아쉬웠던 두산의 이재우 교체 타이밍

이재우는 1회부터 변화구 제구력이 전체적으로 떨어졌다. 볼이 되더라도 낮게 가야 하는데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등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이었다. TV 중계화면상으로는 포수 양의지의 사인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듯 “하나도 안 보여”라고 말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는 등 전반적으로 컨디션도, 투구여건도 좋지 못했다.

두산 2번째 투수 핸킨스는 자신은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하는 바깥쪽 승부구가 볼로 판정을 받으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나름대로 안정된 제구력을 보여줘 향후 두산 불펜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핸킨스부터 김선우, 오현택, 정재훈, 변진수, 윤명준 등 불펜이 총동원된 것을 볼 때 두산 벤치의 이재우 교체 타이밍이 한 박자 빨랐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특히 상대 투수가 리즈란 점을 고려하면 1점이라도 덜 주기 위한 더욱 공격적 교체가 필요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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