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게 다가오는 형님 ‘홍성흔’, 우릴 흔들어요

입력 2014-04-3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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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주장 홍성흔(22번)이 후배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형님 리더십으로 라커룸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홍성흔이 홈런을 친 뒤 익살스러운 턱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턱 세리머니는 두산의 덕아웃을 하나로 묶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두산 캡틴 홍성흔의 ‘형님 리더십’

턱 세리머니로 덕아웃 후배들 웃음꽃
“어린 친구들 편하게 다가오도록 한 것”
외국인 선수들과도 스스럼 없이 대화

리더는 조직을 이끄는데 중심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방향성을 제시하고, 집단과 외부와의 조정 기능을 하는 리더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프로야구팀의 리더는 감독이다.

그러나 라커룸에서 선수단을 아우르는 역할은 주장이 몫이다. 두산 주장을 맡고 있는 홍성흔(37)은 ‘형님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 선후배간 지켜야할 규율은 중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형님처럼 친근하게 다가간다.

일례가 ‘턱 세리머니’다. 홍성흔은 시즌을 시작하기 전 선수들에게 “내가 홈런을 치면 주먹을 내밀고만 있어라. 그러면 내가 가서 턱을 부딪치겠다”고 말했다. 실제 그가 홈런을 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면 후배들은 자연스럽게 주먹을 내보인다. 연차가 많든, 적든 상관없다. 그는 후배들의 주먹에 일일이 긴 턱을 대며 축하 세리머니를 펼친다. 그 모습에 선수들은 다시 한 번 웃음을 터트린다. 그는 “아무래도 내가 나이가 많다보니 ‘어린 친구들은 나를 대하기 혹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안했다. 나에게 조금이라도 편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고민을 하다가 나온 세리머니인데 반응이 괜찮아서 다행이다”며 웃었다.

홍성흔은 외국인선수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간다. 그의 헬멧에는 ‘WOOSAH! SWING HARD’라고 적혀있다. 더스틴 니퍼트와 크리스 볼스테드가 직접 적어준 글귀다. 그는 “둘이 선발등판하지 않는 날 경기 시작 전에 내 헬멧에 써넣을 글귀를 생각해보라고 했더니 2m가 넘는 용병들이 5회까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더라”며 “여기에 적힌 ‘WOOSAH’는 침착하라는 뜻인데 그러면서도 스윙은 강하게 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해줬다. 볼스테드는 글씨를 못 써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고 귀띔했다. 이어 “가끔 용병들과 밥을 먹는데 솔직히 모든 얘기를 알아듣는 건 아니다. 그래도 집중해서 듣고 단어를 조합해서 문맥을 이해하려고 한다. 요즘 영어학원을 다닐까 생각중인데 그러면 좀더 선수들의 얘기를 알아듣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가와주길 바라는 게 아닌 먼저 다가가서 손을 내미는 사람, 그게 리더 홍성흔이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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