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일주일만에 7번 3루수로 선발출전
9회초 직구 밀어쳐 펜스 맞는 2루타
7회엔 첫 도루 성공도…타율 0.269
‘아깝다, 첫 홈런!’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 시카고 컵스가 만난 30일(한국시간) 리글리필드. 피츠버그 강정호(28)가 9회초 무사 2루서 5번째 타석에 섰다. 강정호는 볼카운트 3B-0S에서 컵스 불펜투수 필 코크가 던진 시속 150km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 쳤다. 타구는 우중간으로 쭉쭉 뻗어나갔다. 방망이를 던진 강정호도, 관중도 모두 홈런을 예감하며 공의 궤적을 쫓았다. 그러나 타구는 4.5m 높이의 외야 펜스 상단을 때리며 그라운드 안으로 떨어졌다. 펜스 직격 1타점 2루타였다.
아쉽게 데뷔 첫 홈런을 놓쳤지만 강정호는 이날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한 경기 최다안타이자, 시즌 2번째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MLB닷컴은 “홈런에 조금 모자란 2루타를 날렸다”며 “드문 출전시간에도 기회를 완벽하게 살리며 올 시즌 최고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했다. 팀도 8-1로 이겼다.
● 일주일만의 선발, 흔들리지 않았던 실전감각
강정호는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가 타박상에서 복귀하면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25∼28일 4연속경기 결장에 이어 29일 컵스전에선 5회초 대타로 나서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최근 부진한 조시 해리슨을 대신해 29일에는 교체로 3루수를 맡았고, 30일에는 기어코 7번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23일 8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한지 정확히 일주일 만에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됐다. 실전감각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다. 강정호는 첫 타석부터 볼넷으로 출루했다. 2회초 2사 2루 볼카운트 3B-2S에서 컵스 선발 카일 헨드릭스의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체인지업에 속지 않고 볼넷을 얻었다. 후속타자 크리스 스튜어트가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에는 실패했다.
● 빅리그 첫 3안타에 첫 도루까지
그 후 4번의 타석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22일 컵스전 이후 2번째 멀티히트 및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0-1로 뒤진 4회초 2사 3루서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헨드릭스의 시속 129km짜리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당겨 쳐 1타점 좌전적시타로 연결했다. 3루주자 스탈링 마르테는 여유롭게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6회초 곤살레스 헤르멘에게 삼진을 당한 강정호는 6-1로 앞선 7회초 다시 안타를 뽑았다. 불펜투수 에드윈 잭슨의 가운데로 몰린 시속 140km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크리스 스튜어트 타석에서 2루를 향해 기습적으로 뛰어 들어가며 시즌 첫 도루에도 성공했다. 9회초에는 펜스 상단에 꽂히는 2루타로 2루주자 페드로 알바레스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이날 2번째 타점을 기록했다. 1할대(0.182)에 머물렀던 시즌 타율도 0.269 (26타수 7안타)로 수직 상승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