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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의 거목이자 영원한 ‘국민 배우’ 안성기가 향년 7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5일 한국영화배우협회에 따르면, 고(故) 안성기는 이날 오전 9시경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려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한 지 6일 만이다.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에 따르면 고인의 장례는 한국 영화 발전에 기여한 그의 업적을 기려 (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사)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의 ‘영화인장’으로 엄수된다. 명예장례위원장은 원로 배우 신영균이 맡았으며 배창호 감독, 이갑성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신언식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직무대행, 양윤호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등 4인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아 장례 절차를 이끈다.
특히 고인이 아끼던 후배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 등이 직접 운구를 맡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195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에서 아역으로 데뷔한 안성기는 68년의 세월 동안 한국 영화사의 굵직한 변곡점마다 늘 그 중심에 서 있었다.
‘바람불어 좋은 날’(1980)과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81)을 통해 성장기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담아냈고, ‘고래 사냥’(1984)에서는 폭압적인 시대 상황에 맞서는 청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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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임권택, 이두용, 정지영, 이준익 등 내로라하는 거장들과 수십 년간 호흡하며 한국 영화의 자부심을 지켰다.
이러한 업적은 독보적인 기록으로 남아있다. 안성기는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전 시대를 아우르며 연기상을 모두 휩쓸었다. 대종상·백상예술대상·청룡영화상 등 주요 시상식에서 거머쥔 트로피만 40개가 넘는다.
한국 대중문화예술의 문화적 고양에도 앞장섰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후진 양성에 힘썼고, 30년 넘는 유니세프 봉사 공로로 은관문화훈장과 4·19 민주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안성기는 2019년부터 혈액암 투병을 이어오면서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 않았다. 투병 중에도 조치언 감독의 ‘종이꽃’(2020),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2022)에 출연하며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현장을 지키는 것이 후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복귀 의지를 다졌던 그의 별세 소식에 영화계와 대중의 깊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오소영 씨와 장남 다빈, 차남 필립 씨가 있으며, 형은 안인기 예원예술대 석좌교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지는 양평에 마련된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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