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박2일 게임’, ‘18회 연장’ 등 진기명기 수준의 진풍경을 연출한 ‘무제한 연장승부’가 시행 1년만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8개 구단 감독(롯데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 대신 박영태 수석코치 참석)들은 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 하일성 사무총장과 윤동균 기술위원장, 조종규 심판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감독 간담회’를 열고, 올 시즌 처음 도입된 ‘끝장승부’를 내년 시즌 폐지하자는데 입을 모았다.
무제한 연장승부에 대해 롯데를 제외한 7개 팀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27년째를 맞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무제한 연장승부가 도입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그러나 자정이 넘어 게임이 진행되고 연장 18회까지 펼쳐지면서 해당 팀들이 적잖은 후유증을 겪었고,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라는 평가가 봇물을 이뤘다.
감독 간담회에서 모아진 의견은 12월 중순 열릴 단장회의를 거쳐 내년 1월 초 KBO 이사회에서 최종 조율된다. KBO가 지난해 한번도 열지 않았던 감독 간담회를 이번에 개최한 것은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하자는 뜻이 담겨 있어 감독들의 이같은 결정은 이사회에서 큰 무리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감독들은 또 현행 팀당 126경기로 돼 있는 페넌트레이스 경기수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다수 의견을 보였다. 6명이 현 제도 찬성을, 2명이 늘리자(133경기)는 의견을 개진했다.
1군 엔트리 등록인원에 대한 논의에선 현행 26명 등록·25명 출장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감독은 3명뿐이었고 나머지 5명은 27명 등록·26명 출장(4명), 28명 등록·26명 출장(1명) 등으로 늘리자고 주장했다.
올해부터 준플레이오프 5경기-플레이오프 7경기-한국시리즈 7경기로 바뀐 포스트시즌 게임수에서 대해서는 4개 구단이 현행 유지를 원했고, 나머지 4개 구단은 예전처럼 ‘3-5-7’로 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시즌 중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 편성에 대해서는 8명 전원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