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대호야, 형 없어도 4강 믿는다”

입력 2010-08-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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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홍성흔은 윤석민의 투구에 손등을 맞고 ‘시즌아웃’이라는 비보를 접했지만 “누구의 탓도 아닌 내 탓”이라고 담담히 받아들였다. 후배 이대호를 응원하는가 하면 팀과 함께 움직이며 적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는 의사도 전했다. [스포츠동아 DB]

■ 홍성흔-이대호의 남다른 우정

왼손등 골절 5주진단…시즌 마감
“부상도 실력…동료들 4강 해내길”

“대호야 트리플크라운 해낼거지?”
이대호 “성흔형 PS땐 꼭 돌아와”


“대호를 비롯한 동료들이 해줄 것으로 믿는다.”(홍성흔)

“성흔이형의 빈자리를 메우고, 반드시 4강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이대호)

올 시즌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부문에서 선두를 다투는 등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구단 역사상 첫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였던 롯데 홍성흔(34)과 이대호(28).

홍성흔이 15일 광주 KIA전에서 왼손등 골절로 5주 진단을 받으며 시즌을 조기마감, 이제 이대호 홀로 그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 홍성흔의 부상 이탈은 본인에게는 물론, 이대호에게도 날벼락과 같은 소식.

16일 오후, 둘과 잇달아 전화통화를 가졌다. 두 사람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같은 마음이었다.

올 시즌 개인최다 홈런·타점을 마크하는 등 생애 최고 시즌을 보내던 홍성흔은 “그동안 좋은 일만 있다 싶었더니 결국 이렇게 됐다”면서 “부상도 결국 실력이다. 누구를 탓하거나 그러고 싶지 않다. 다만 팀에 미안할 뿐이다. 대호를 중심으로 동료들이 4강 진출을 꼭 이뤄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어제(15일) 게임을 앞두고 아내가 밤새 꾼 꿈이 뒤숭숭하다며 게임에 안 나갈 수 없느냐고 묻더라”고 뒷얘기를 털어 놓은 그는 “그렇다고 안 뛸 수는 없는 것 아니냐. 결국 이렇게 됐지만…”이라고 아쉬움도 숨기지 않았다. “시즌 막판까지, 대호와 서로 멋진 경쟁을 하고 싶었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리며 재차 안타까움을 드러낸 그는 “이제 대호가 트리플크라운은 물론이고 모든 타이들도 다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17일 문학 SK전부터 벤치를 지키며 1군 동료들과 함께 움직일 것이라고 밝힌 그는 “기적이 있을 수 있다. 3주 뒤 깁스를 풀면 최대한 재활에 매달리겠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시즌 막판이든 포스트시즌이든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연속경기홈런(9게임)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이대호 역시 홍성흔의 이탈로 큰 충격을 받긴 마찬가지였다. “성흔이형이 앞에 버티고 있기 때문에 내가 지금처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한 그는 “형과 함께 시즌 끝까지 좋은 경쟁을 하며 포스트시즌에 나가려고 했는데 그 희망이 깨졌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성흔이형이 잘 하면 포스트시즌에선 뛸 수 있을 것이다. 성흔이형이 없어 나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겠지만 이겨내겠다. 꼭 4강에 올라 성흔이형과 가을잔치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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