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리그 챔프 인천코레일 김승희 감독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우린 ‘노’를 외치자고 했다.”
실업축구 인천코레일 김승희(44) 감독은 2012 내셔널리그 통합 챔피언 등극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주변에서 코레일을 주목하지 않을 때 반란을 일으키자는 의미였다. 이는 주효했다. 오기로 뭉친 제자들은 정규리그 5위로 6강 플레이오프(PO)를 시작한 뒤 5연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2005년 우승 이후 7년 만에 이룬 감격이었다.
선수, 코치를 거쳐 사령탑까지 23년 간 ‘코레일 맨’ 축구 인생을 보낸 김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오래 머물지는 몰랐다. 이제 코레일은 영원한 동반자다. 기쁨이 더 큰 것도 ‘내 팀’이란 애정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구단 차원의 전폭 지원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정창영 코레일 사장(구단주)을 필두로 한 직원들의 단체 응원은 사흘에 한 경기씩 치르는 PO 일정에 활력소가 됐다. 또 선수단 피로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정 이동시 KTX 열차 특실을 제공했다. 정 사장은 “스포츠단 ‘마케팅 효과’를 운운하는데, 더욱 중요한 게 직원들의 끈끈한 결속”이라며 선전을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코레일은 5000만 원 우승 상금에 더해 기업 차원의 보너스를 나눠줄 계획이다.
김 감독은 작년의 아픔이 큰 동력이 됐다고 털어놨다. 코레일은 지난 시즌에도 6위로 PO 진출에 성공했지만 창원시청과 1차전에 졌다. 같은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제자들의 동기부여에 공을 들였고, 결국 큰일을 해냈다.
“한계는 없다. 축구는 공정하다. 강호와 약체를 구분 짓는 건 사람들의 몫이다. 작년 전국체전 우승에 이어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한 계단 높은 순위로 마쳐 자신감이 섰다. 선수들 역시 PO를 앞두고 ‘왠지 우리가 우승할 것 같다’고 했는데, 분위기부터 달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