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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는 15일까지 빡빡한 5라운드 일정을 소화했다. 5일 고양 캐롯전부터 14일 수원 KT전까지 열흘간 무려 5경기를 치렀다. 11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을 마친 뒤에는 휴식일도 없이 12일 곧바로 홈에서 창원 LG와 맞붙었다.
SK는 체력의 한계 속에서도 훌륭한 5라운드 중간성적표를 만들었다. 12일 LG에만 패했을 뿐, 나머지 4경기는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4승1패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정규리그 성적은 24승17패로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라있다.
단순히 결과만 좋았던 것은 아니다. 지금의 결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얻은 소득이 더 컸다. 체력 저하와 함께 전력 공백이라는 위기가 닥쳤는데도, SK는 흔들림 없이 강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12일 LG전부터 SK의 기둥 최준용(29)은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11일 가스공사전 종료 직전 최준용은 머피 할로웨이의 골밑슛을 블록슛으로 막아냈다. 결정적 수비로 팀 승리에 기여했지만,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왼발 뒤꿈치에 충격이 가해져 부상을 입었다.
공수에서 핵심전력으로 꼽히는 최준용의 공백은 SK로선 큰 고민거리다. 최준용은 14일 KT전까지 2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16일 서울 삼성전에도 결장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은 핵심전력 없이 살얼음판 순위싸움을 거듭해야 하는 SK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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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12일 LG전에서 84-94로 패하면서 불안감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14일 KT전에선 최준용 없이 91-82 승리를 챙기며 한숨을 돌렸다. 오재현(22점)과 허일영(16점)이 38점을 합작하며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늘 수비에서 든든한 모습을 보였던 오재현은 이날 공격에서도 3점슛 4개를 터트리는 등 맹활약하며 전희철 감독의 믿음에 크게 보답했다.
주축선수의 부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 농구’로 위기대응능력을 발휘한 SK다. 장기 레이스에서 ‘플랜 B’로 성과를 내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다. 지금의 SK는 위기마저 슬기롭게 극복하며 승리의 방식을 하나씩 더 보태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과정과 결과를 모두 챙기며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뽐내고 있는 SK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궁금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