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전 탁구협회장이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서 3연임에 도전한 이기흥 회장을 따돌리고 ‘체육대통령’에 당선된 뒤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대이변이 일어났다. 변화를 요구한 한국체육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겸 국제올림픽(IOC) 선수위원(43)이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417표(전체 투표수 1209표)를 얻어 향후 4년을 책임질 ‘체육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임기는 2029년 2월까지이며, 2026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2026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2028LA올림픽 등 다수의 국제 종합대회를 치러야 한다.
“체육 개혁과 변화”를 기치로 내건 유 신임 회장은 2016년 10월 제40대 회장 선거를 통해 처음 회장직에 올라 3연임에 도전한 이기흥 현 회장(379표)을 비롯해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15표),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216표),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59표),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120표) 등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유 신임 회장은 “우리 체육은 너무 많은 현안을 안고 있다. 혼자 해결할 수 없다. 모든 체육인들이 힘을 보태야 하고, 나부터 열심히 뛰겠다. 체육인의 자긍심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지난 8년의 임기를 거치며 체육계에 넓은 지지층을 확보한 이 회장의 3연임이 가장 유력해 보였으나 직원을 향한 폭언과 채용 비리,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 사적 사용 등 각종 비위 의혹은 물론 정부와 거듭된 갈등으로 인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다. 실제로 이 회장은 체육회 노동조합의 반발까지 사는 등 내부에서도 적잖은 불만에 직면했다.
일부 후보와 체육회 대의원들이 법원에 낸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 등의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이날 선거에는 역대 최다 규모인 선거인단 2244명 중 1209명이 직접 현장을 찾아 투표권을 행사했고, 다수가 유 신임 회장에게 표를 던졌다. 생각보다 투표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범야권 단일화 실패’로 표 분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으나, 전체 선거 판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방체육회의 예산·행정 독립 ▲종목단체의 환경 인프라 개선 ▲지도자의 불안정한 고용·처우 문제 개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유 신임 회장은 기호 3번으로 나선 본투표가 진행되기에 앞서 주어진 10여분의 후보자 소견 발표에서도 체육계의 변화를 강조했다. ‘개인 리스크’ 해소에 적잖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던 이 회장과는 달랐다.
유 신임 회장은 “8세에 처음 탁구를 시작해 35년간 수많은 분들의 응원과 지지 속에 여기에 왔다. 가치 있는 모든 여정은 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종목단체의 지원, 지도자, 동료, 선수들, 사랑하는 팬들이 나를 키워줬다. 여러분의 은혜를 꼭 갚겠다”며 “지난 민선 2기(이기흥 회장 체제) 동안 많은 이들이 변화의 희망으로 버텼으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변화와 희망을 만들겠다. 체육은 희생 강요가 아닌 희망과 자부심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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