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시즌 단 한번이라도 타석이나 마운드에 섰던, 즉 데뷔를 한 신인선수는 모두 297명으로 타자가 168명, 투수가 129명이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매년 자연스레 벌어지는 신인선수 데뷔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2009시즌 데뷔한 신인들의 백태를 살펴보자.
이 많은 데뷔 선수 중에 ‘주전으로 뛰었다’고 얘기할만한 선수는 매우 드물다. 먼저 타자 168명 중 300타수 이상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단 9명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오른 플로리다 말린스의 크리스 코그란(504타수)이다. 타율 0.321에 9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그밖에도 앤드루 매커첸, 매트 위터스, 놀란 레이몰드, 콜비 라스무스, 헤라르도 파라, 에버스 카브레라, 고든 베컴, 엘비스 안두러스 등이 그 주인공으로 5% 확률의 어려움을 넘어서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이들의 테스트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내년에도 이들을 주목하는 날카로운 눈초리는 여전할 것이다.
각 구단마다 늘 부족함을 느끼는 투수쪽은 타자에 비해 나은 상황이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25경기 이상 출장한 선수가 29명으로 5분의 1 정도 수치가 나름대로 양적인 만족감을 불어넣었다.
이들 9명의 타자 중 최고령 선수는 레이몰드로 25세였고 최연소 안두러스는 20세에 불과했다. 전체 최고령 선수는 역시 일본프로야구 출신의 가와카미 겐으로 만 40세였고, 30세 이상 늦깎이 신인은 모두 8명에 그쳤다.
그나마 일본프로 출신 선수를 제외하면 단 4명밖에 되지 않는다. 타자 중 5경기 이하로 출장한 선수가 무려 50명에 달할 정도로 신인이 기회를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이들의 평균타율은 0.250에 그쳤고 평균홈런은 한 개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신인투수들 역시 타자보다 약간 낫지만 4.7대의 방어율로 두드러진 성적과는 거리가 멀다. 선발로서 두 자리 승수를 거두며 성공적인 데뷔를 한 선수는 6명이다. 1세이브라도 거둔 투수는 7명에 그쳤고 그나마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뽑힌 앤드루 베일리가 26세이브로 체면을 세웠다. 오히려 10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선수가 10명이나 된다.
단순한 수치상으로 보기에도 메이저리그에 주전으로 뿌리내리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들에게 올해가 마지막 기회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내년에 또다시 올해만큼의 신인들이 부푼 꿈을 안고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장을 던질 것이다. 그래도 이들의 도전은 계속된다. 마치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듯 좁은 문이지만 일단 그 문을 넘어섰을 때 돌아오는 보상은 너무나 달콤하다. 문이 좁다고 아예 포기를 하든, 끝없이 도전장을 던지든 그것은 자신의 선택이다. 그 선택의 옳고 그름이 판정되는 것은 오로지 스스로의 땀과 노력의 결실로 판가름 날 것이다.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