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으로…강봉규 “GO!”

입력 2009-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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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봉규.스포츠동아DB

삼성 강봉규.스포츠동아DB

강원도 고성으로 나홀로 휴식 여행
작년 부친 소개로 방문후 최고성적


“앞으로 야구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

‘늦깎이 스타’ 삼성 강봉규(31)가 1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홀로 강원도를 찾았다. 강원도에서도 최북단 고성군의 아야진. 동해와 맞닿은 어촌마을이다. 아무런 연고도 없고, 지인도 없지만 홀로 아야진을 방문한 것은 지난 겨울의 추억 때문이다.

강봉규는 “지난해 아버지의 소개로 우연히 아야진에 온 뒤 올해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조용한 곳에서 심신을 달래기에는 그만이다. 혈을 뚫어주고 몸 여기저기 좋지 않은 데를 치료받을 수 있는 곳도 알게 돼 일석이조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시즌 126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0(449타수 139안타)에다 78타점을 올렸다. 게다가 20홈런-20도루에도 가입하면서 팀내 야수 중 연봉고과 1위로 평가받았다. 비록 아쉽게 4위에 그쳐 황금장갑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생애 처음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올랐다.

이전까지의 강봉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 그는 2000년 두산에 입단했지만 지난해까지 이렇다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늘 백업요원에 머물렀다. 2006년 삼성에 트레이드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2008년까지 한번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을 정도다. 그런 그에게 야야진은 행운과 희망을 던져줬다. 이젠 ‘약속의 땅’이 됐다.

“나로서는 이제 야구를 시작하는 것이다. 올해 잘했다고 내년에도 잘한다는 보장은 없지 않느냐. 노력하지 않으면 뒤처진다. 적은 나이도 아니고 앞으로 야구할 시간이 짧은 것 같은데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

선동열 감독은 “오키나와 마무리훈련 때 아무리 힘들어도 한번도 쉬겠다는 말을 하지 않더라”며 강봉규의 성실성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늦게 야구에 눈을 떴기에 더더욱 허투루 시간을 보낼 수 없다. 아야진에서 또 한번 도약의 희망을 찾고 있는 강봉규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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