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럽들이 스케줄에 웃고 운다.
서로 상황은 엇비슷하지만 사령탑들의 의견은 제각각이었다. 매년 그랬듯이 정규리그를 포함해 적게는 3개, 많게는 4개 대회에 출전해야 하는 상황. K리그와 더불어 FA컵이 열리고 있고 조만간 컵 대회가 시작된다.
전북, 포항, 성남, 수원에 국한됐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포함한다면 결코 만만치 않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월드컵 이전까지 짜여진 일정이 가장 큰 고비”라며 걱정을 털어놓은 바 있다. 실제로 그랬다.
전북은 FA컵과 챔스리그 해외 원정을 합쳐 최근 일주일에 2경기씩 꼬박 소화해왔다. 타이트한 일정에 끊임없이 속출하는 부상자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주말 경남과 K리그 10라운드 홈경기에도 전북은 일부 주전들을 벤치에 앉힌 채 시작했다. 물론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경남의 빠른 플레이를 차단하기 위한 최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이기도 했으나 여기에는 컨디션이 좋지 못한 멤버들을 위한 배려 측면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꼬박 출장하고 있으나 허정무호 공격수 이동국은 오른쪽 허벅지가 좋지 않고, 로브렉 역시 무릎 인대 부상에서 최근에야 벗어났다.
하지만 챔스리그에 나서지 않는 클럽들도 나름 할 말이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각각 내놓은 의견들이 다르다는 점.
대전은 의외로 타이트한 일정을 원했다. 이유는 상승세 유지와 긴장감 조성. 주말 홈에서 인천에 0-2로 완패한 대전 왕선재 감독은 “최근 FA컵까지 3연승을 하며 분위기를 탔는데 한 주에 한 번 경기를 하다보니 리듬이 끊겼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왕 감독에게 ‘경기 수가 많다’는 챔스리그 출전 팀들의 고충은 ‘가진 자의’ 배부른 고민처럼 여겨진다.
경남은 어떨까. 비록 전북전 1-1 무승부로 연승 포인트가 아쉽게 ‘5’에서 멈췄으나 단독 선두를 지키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경남 조광래 감독은 “스쿼드가 절대 부족한 우리로선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적절한 휴식이 보장되는 일주일에 한 경기가 적당하다”고 했다.
결국 저마다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희망하는 스케줄이 다른 것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