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 샷이라고 해서 꼭 샌드웨지만 사용할 필요는 없다. 8번 또는 9번 아이언으로도 훌륭한 벙커 샷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뒤땅 치기 줄어 안전한 그린공략에 제격
벙커에 빠진 볼을 보면 심리적으로 불안감이 밀려온다.프로들처럼 멋진 벙커 샷을 할 자신감이 없기에 진땀이 흐른다. 벙커 샷 중에서도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거리는 30∼40m다. 그린 주변처럼 짧은 거리에서는 어쩌다 홀에 가깝게 붙는 행운의 샷이 터지기도 하지만 거리가 30∼40m 이상 길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제대로 탈출 방법을 알지 못하면 쉽게 더블보기 이상을 적어낼 게 분명하다.
프로들도 가장 꺼리는 거리가 30∼40m다. 페어웨이 벙커에서야 마음 놓고 풀 스윙을 할 수 있지만 이 정도 거리에서는 방향과 거리가 정확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벙커에 빠지지 않는 게 상책이지만, 골프가 마음처럼 되지 않는 관계로 미리미리 대비책을 세워 두는 게 좋다. 괜히 샌드웨지를 꺼냈다가 토핑을 내 그린 뒤로 넘어가 OB를 냈던 기억이나, 심하게 뒤땅을 때려 벙커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 방법을 시도해 보길 바란다.
그린 주변에서 벙커 샷과 동일한 방법으
로 셋업을 만든다. 스탠스를 오픈하고, 클럽
페이스를 눕혀 클럽 헤드가 모래를 퍼낼 수
있는 각도를 만들어 준다. 셋업이 끝나면 간결하고 빠른 동작으로 스윙한다. 백스윙은 허리 높이까지만 유지하고, 임팩트 때는 볼을 직접 가격하는 것보다 볼 뒤 2∼3cm 지점을 공략한다.
샌드웨지 대신 8번이나 9번 아이언을 추천한다. 페어웨이 벙커도 아닌데 8,9번 아이언으로 벙커 샷을 한다고 하면 의아해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프로들은 이 방법을 자주 이용한다. 8,9번 아이언은 클럽헤드 바닥의 바운스와 길이가 벙커 샷에서도 효과적이다. 적당량의 모래를 퍼내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샌드웨지처럼 그린에 떨어진 볼이 빨리 멈추는 효과는 없지만, 안전하게 그린을 노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샌드웨지가 아닌 긴 클럽을 택해서 그린 주변에서 벙커 샷을 할 때와 동일하게 스윙하면 된다. 양 발은 모래 속에 묻어 견고하게 만들고 타깃 방향보다 오픈한 상태에서 스탠스를 취한다. 그런 다음 샌드웨지를 이용할 때처럼 아이언의 클럽 페이스를 눕혀 자세를 잡는다. 셋업이 끝나면 간결하고 빠르게 스윙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추가할 점은 자신감이다. 벙커에서 탈출해 볼을 멋지게 그린에 올릴 수 있다고 상상하면서 스윙한다.
정리|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도움말|로빈 사임스(최나연,김송희 스윙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