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춘추전국시대 ‘빛과 그림자’

입력 2022-02-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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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보다 작품에 맞는 신인급 선호
세계적 관심 받으며 단숨에 스타로

덩치 커질수록 독립·예술영화 뒷전
신인감독 연출 기회 하늘의 별따기
감염병 확산 사태로 ‘집콕’ 콘텐츠가 대중문화 시장을 장악하면서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TV+ 등 글로벌 OTT부터 티빙, 웨이브, 시즌, 왓챠, 쿠팡플레이 등 ‘토종’까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드라마와 영화 등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주역들의 희비가 엇갈리며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고 있다. OTT 콘텐츠가 넘쳐나는 가운데 새로운 기회를 거머쥐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이들이 등장하는 사이 ‘그림의 떡’으로만 바라봐야 하는 이들의 고민도 깊어간다.


●스타 아니라도 괜찮아…신인 등용문

OTT 플랫폼의 활성화로 많은 기회를 잡게 된 이들은 신인 연기자들이다. 크고 작은 OTT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신인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무대도 늘어났다.

대표적 OTT 넷플릭스는 티켓 파워를 지닌 톱스타급 배우들을 선호해온 지상파·케이블 채널 드라마나 상업영화와 달리 세계무대를 겨냥하며 톱스타 캐스팅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신예들을 대거 기용해 비영어 시리즈 역대 시청 순위 3위에 오른 ‘지금 우리 학교는’의 성과는 연기자들의 명성과 콘텐츠 자체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크게 관련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미 2020년 공개한 ‘인간수업’도 김동희·박주현·남윤수 등 신인들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같은 해 ‘스위트홈’에는 송강·고민시·이도현 등 역시 신인급이 이름을 알렸다.

OTT 데뷔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단연 정호연이다. 데뷔작 ‘오징어게임’을 통해 단숨에 글로벌 스타로 거듭났다.

모두 좀비나 판타지 등 장르적 색채가 뚜렷한 작품이라는 점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비교적 제작비 규모가 큰 장르물에 대한 이용자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 낯익은 연기자보다는 작품의 색깔에 맞는 신인급을 내세운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신인 연기자들을 OTT 콘텐츠에 출연시키려는 물밑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면서 “정호연처럼 언제 어떤 신인이 ‘신데렐라’로 등극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설 곳 좁아진 독립·예술영화와 신인감독

반면 가뜩이나 상업영화에 공세에 치여 충분한 스크린수를 확보하지 못해오던 독립·예술영화는 OTT에서도 같은 처지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OTT가 론칭 초반 콘텐츠 편수를 늘리기 위해 독립영화는 물론 단편영화까지 적극적으로 유통해왔지만, 오리지널 시리즈 및 영화가 점차 블록버스터급으로 덩치를 키우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 독립영화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독립·예술영화는 OTT 진입마저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극장 문이 잘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OTT까지 엇비슷한 추세로 흐른다면 독립·예술영화에게 OTT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신인감독들에게도 OTT 영화 연출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연기자는 신인들을 기용하는 대신 연출자만큼은 흥행 파워가 검증된 스타 감독들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 황동혁·‘킹덤’ 김성훈·‘지옥’ 연상호·‘Dr. 브레인’ 김지운 감독과 함께 이준익·윤종빈·강윤성·변성현 등 흥행 감독들의 명단이 이를 말해준다.

이승미 기자 smlee@da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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