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현(왼쪽 끝)이 9월 3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한화 클래식 2017에서 우승,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상금 3억5000만원…데뷔 첫 다승 기쁨 두 배
2017년 첫 번째 ‘가을의 여왕’자리에 오른 주인공은 오지현(21·KB금융그룹)이었다.
오지현은 9월 3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 72·667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에서 대회 3라운드까지 벌어놓은 2위와 4타 차의 간격(13언더파) 덕분에 안정적인 경기를 한 끝에 4라운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다승(2승)을 기록함과 동시에 생애 첫 번째 메이저대회 왕관을 품었다. 우승상금 3억5000만원도 함께 안았다.
오지현이 9월 3일 끝난 한화 클래식 2017에서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사실상 대회 셋째 날 우승의 향방이 결정될 만큼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오지현은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를 무려 7개나 잡아냈다. 대회 코스 레코드(7언더파)를 작성하면서 단숨에 13언더파 단독선두로 치고나갔다. 15번 홀(파3)에서 15m짜리 장거리 퍼트를 성공시켜 버디를 기록한 장면은 이날의 백미였다. 공이 덤불 속으로 빠져 보기 위기에 맞닥뜨렸던 18번 홀에서도 파를 지키면서 승리의 여신을 떠나보내지 않았다.
초가을 뙤약볕이 필드를 감싼 대회 마지막 날. 오지현은 우승을 의식한 듯 침착하고 안정된 플레이로 홀을 소화해나갔다. 제시카 코다(24·미국), 정예나(29)와 함께 챔피언 조에 나선 오지현은 1번 홀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3번 홀 버디 추가로 2타를 줄였고, 8번 홀 보기를 기록하며 전반을 -14로 마쳤다. 그 사이 코다는 트리플 보기를 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대신 김지현2(26·롯데)가 3타를 줄여 선두 싸움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오지현은 경쟁자들의 추격 여부에 신경 쓰지 않았다. 후반부에서도 자신만의 플레이를 이어가며 우승 트로피에 점차 다가갔다. 17번 홀까지 버디는 없었지만, 보기를 하나로 최소화해 간격을 유지했다. 이어 마지막 18번 홀에서 깔끔하게 파를 지켜 우승을 완성시켰다.
오지현. 사진제공|KLPGA
이번 한화 클래식 제패는 자신의 첫 번째 메이저 우승인 만큼 감회가 더욱 새롭다. 2014년 KLPGA에 데뷔한 오지현은 2015년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2016년과 2017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연이어 제패해 이름값을 드높였다. 그러나 메이저 대회 앞에선 늘 움츠러들었다. 5월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도 4위에 만족해야했다. 이러한 아픔을 뒤로하고 이번 메이저 우승을 기점으로 상위 랭커로서 발판을 마련했다.
대회 2위는 김지현2가 11언더파 277타로 차지했다. 기대를 모은 김인경(29·한화)은 6언더파 공동 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아리야 주타누간(22·태국)은 2라운드까지 19오버파로 부진해 컷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춘천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