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로맥이 말하는 KBO리그와 NPB의 차이

입력 2017-09-07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로맥. 스포츠동아DB

SK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32)은 장타력을 앞세운 화끈한 타격으로 주목 받는 타자다. ‘걸리면 넘어간다’는 이미지가 워낙 강한 터라 2할대 초반의 낮은 타율에도 불구하고 상대 투수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KBO리그 역대 최다 타이인 한 시즌 연타석홈런 6회(종전 1999·2003년 삼성 이승엽)의 기록은 로맥의 몰아치기 본능을 설명하는 단적인 예다. 5일 기준으로 351타석에서 24개(공동 9위)의 아치를 그려 타석당 홈런이 0.08개다. 홈런 10위 이내의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400타석 미만을 소화했다.

로맥은 2016 시즌 일본프로야구(NPB) 요코하마(DeNA)에서 뛰었다. 장타력을 갖춘 데다 내·외야를 모두 소화 가능한 자원으로 기대가 컸지만, 정작 1군 30경기에서 타율 0.113(71타수8안타), 홈런 없이 2타점의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지금과 달리 적응기가 길었고, 구단에선 그를 기다려주지 못했다. 자존심이 상할 법한데도 2군에서 성실하게 모든 훈련을 소화하며 팬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그가 2017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캐나다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DeNA 팬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NPB는 전체적으로 세밀한 야구를 한다. 투수들은 상대 타자의 약점을 집중 공략한다. 정확한 타격으로 안타를 생산하는 타자들이 많았고,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의 구사비율이 높았다. 나도 스프링캠프 때는 아예 기초 단계부터 반복 연습을 했다”고 돌아봤다.

요코하마 시절 로맥. 사진제공|요코하마 베이스타스 페이스북


일본 무대에서 겪은 실패는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로맥은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적응기가 끝나니 타석에 들어서는 것 자체가 즐겁다. SK에 대한 애착도 더 커졌다. 동료 메릴 켈리를 두고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우고, 승리 직후 ‘모멘텀’을 강조한다.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 그는 “KBO리그에는 파워히터가 많다. 수비와 콘택트 중심의 NPB와 스타일이 다르다”며 “KBO리그가 훨씬 더 아메리칸 스타일(메이저리그)에 가깝다. 그 덕분에 한결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다른 외국인타자들도 한결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뛰는 것이 정말 좋다.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 SK에서 뛸 수 있어서 영광이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