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황문기는 2024년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지만 이달 6일 사회복무요원 소집으로 내년 9월 5일까지 자리를 비운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FC 수비수 황문기(29)는 2024년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전향해 2024시즌 팀의 K리그1 준우승에 앞장섰다. K리그1 베스트11 수비수 부문 수상과 축구국가대표팀 발탁까지 이루며 스타플레이어로 도약했다.
최고의 시간을 보냈지만, 아쉽게도 2025시즌 K리그1에선 황문기를 볼 수 없다. 그동안 꾸준히 김천 상무에 입영을 지원했지만 번번이 낙마하면서 지원 연령(지원서 접수일 기준 만 27세 이하)을 초과한 까닭에 사회복무요원으로서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되면 겸직 허가를 받아 퇴근 후 K4리그(4부)에서 뛸 수 있지만, 전성기가 시작되자마자 K리그1에서 커리어가 중단되는 것은 몹시도 아쉽다.
당장 이달 6일 소집을 앞두고 있다. 내년 9월 5일 소집 해제까지 K4리그 평창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축구를 할 수 있지만, 사회복무요원 업무를 병행해야 해 축구에만 집중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황문기는 의연했다. 자신의 의지로 상황을 바꿀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저 계속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그는 “많은 분께서 전성기가 시작되자마자 사회복무요원 소집을 앞둔 나를 안타까워하신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좋은 결실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후련한 마음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할 예정이다”고 담담히 말했다.
오히려 K4리그에서 보낼 시간을 잘 활용할 생각뿐이다. 2023시즌 파이널 라운드 그룹B(7~12위) 개막과 동시에 갑작스레 풀백으로 변신한 까닭에 여전히 보완할 게 많다고 느낀다. 사회복무요원 소집 기간은 공백기가 아니라 더 큰 전성기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황문기는 “풀백 전향 당시 윤정환 감독님(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과 정경호 수석코치님(현 강원 감독)께서 ‘네게 맞는 옷이 될 것’이라고 격려해주신 덕분에 태극마크도 달았고, K리그1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한번 흥분하면 침착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도 고쳐오겠다”고 밝혔다.
태극마크 욕심은 여전하다. K4리그에서 뛰면 몸 관리와 경기 템포 적응 등의 문제로 대표팀과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황문기는 미래를 바라본다. 그는 “내가 대표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순민(대전하나시티즌), 이기제(수원 삼성) 등 K4리그에서 시간을 잘 활용해 더 성장한 국가대표선수들도 있다. 내 전성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