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 스포츠동아DB
22일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구장.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한화 한대화 감독이 짐짓 후회했다. 눈썰미 좋은 한 직원이 “감독님 머리카락 자르신 것 같다”고 단박에 알아본 뒤였다.
사연은 이렇다. 한 달 넘게 이발할 시간도 없었던 한 감독은 전날 현지 코디네이터에게 ‘머리카락 좀 다듬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코디네이터가 안내한 곳은 하필이면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고급 미장원. 한 감독은 “한국에서는 이발소에서 만원 주면 바로 해결인데, 미장원은 왜 그렇게 비싼 거냐. 깎긴 깎았는데 돈이 아까운 것 같다”고 푸념했다.
그러나 알고 보면 한화에는 이발 기술이 뛰어난 선수가 있다. 바로 ‘코리안 특급’ 박찬호다. 한 감독은 박찬호가 안승민과 임기영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머리카락을 다듬어줬다는 얘기를 듣자 “그럴 줄 알았으면 나도 박찬호한테 부탁할 걸”이라고 한탄(?)하며 껄껄 웃었다.
농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야쿠르트 임창용이 연습경기를 앞두고 찾아오자 “절대 한국 오지 말고 일본에서 끝까지 던져라”라고 강조했다. 임창용이 국내에 복귀하려면 삼성으로 돌아와야 하니 타 구단 감독으로서 장난스레 만류한 것이다.
오키나와 |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