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양승진. [스포츠동아 DB]
‘리빌딩’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물론 감독은 애써 태연한 척 한다. 서툰 목수가 연장을 탓하는 법이라 자칫 가볍게 보일 수 있어서다. 한화 얘기다. 한대화 감독은 21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로 내세운 고졸 5년차 좌완 양승진(사진)에 대해 “2군에서는 직구를 142∼143km 정도 던졌다. 제구력도 괜찮다”며 “포크볼을 잘 던진다”고 설명했다. 에이스 류현진과 입단 동기지만 지난해까지 1군에서는 고작 4게임을 던졌고, 이날이 데뷔 후 첫 선발인 풋내기 투수에 대해 한 감독은 3회 이상 버텨주기를 바랐다. 22일에는 류현진이 등판하는 만큼 삼성 타자들이 초반에 양승진에게 말리면 조급해져 뜻밖의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감춘 채로다. 부진한 안영명의 2군행으로 기회를 잡은 양승진은 솔로홈런 2방만 허용한 채 호투했다. 그러나 3-2로 앞선 5회 1사 후 집중타를 얻어맞고 무너졌다. 양승진의 데뷔 첫 승과 선발승에 대한 기대는 사라지고, 과감하지 못했던 한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는 장면이었다.
대구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