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결혼을 앞둔 배우 이범수가 14일 오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가진 결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을 향해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22일 결혼하는 톱스타 이범수가 예비신부 이윤진 씨에 대한 애정의 자랑을 털어놓았다.
이범수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 애스턴 하우스스에서 결혼을 앞둔 소감, 결혼에 골인하게 된 과정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 씨에 대한 감사와 애정을 전했다.
이범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여자친구와 통화를 했는데 (연인들이 장미꽃을 주고받는) 로즈 데이라고 하더라. 기자회견 잘 하라고 말해주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날 다소 쑥스러운 표정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범수는 이 씨와 서로 ‘예뿡이’, ‘오뿡’이라고 애칭을 부른다면서 행복한 미래에 대한 설레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여자친구에게 “평소엔 내가 대장이다. 하지만 아이를 가졌을 때나 장보러 갔을 때에는 네가 대장이다”면서 평생 반려자로서 이 씨에 대한 배려심을 표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 일문일답.
-결혼을 앞둔 소감은.
“정확하게 말해 쑥스럽다. 많은 선남선녀들이 때가 되면 가정을 이루고 사랑을 나누는데 나 또한 그 중 한 사람으로 결혼하게 됐다.
유난스럽지 않고 유별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장 경건하고 가장 정성스럽게 결혼식을 치르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 내 마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
-예비신부의 어떤 면이 좋은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평하는 데 팔불출이 될 수밖에 없겠다. 참 괜찮은 친구다. 편안하고 배울 점이 많다.
어른스러운 면이 있어서 많이 이해해주고 명랑한 성격이라 함께 있으면 즐겁다.
나도 즐겁게 해주려 노력하는데 둘이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보낸다.“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과정을 소개해달라.
“어느 한 작품을 끝내고 다음 작품까지 시간 여유가 있어서 이 참에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배우로서 또 다른 매력을 보이기 위해 운동을 통해 몸도 만들고 있었다.
지인의 소개로 만나 영어 공부를 하게 됐다. 비의 개인 영어교사인 건 한 달이 조금 안돼 알았다.
첫인상은 야무지고 당돌해보였다.
수업을 하다보니 자주 만나게 됐고 그러다 그 친구의 순수함과 밝음을 보게 됐다.“
-예비신부는 당신의 어떤 모습을 보고 결혼을 결심했을까.
“다행스럽게도 보면 볼수록 새로운 면을 발견했나보더라. 처음에는 무척 한없이 재미있고 한없이 유쾌하기만 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보니 끊고 맺음이 있고 강인함을 느끼게 됐다고 하더라. 그 단계 지나니 나 나름의 순수함과 인간미를 좋게 봤다고 얘기하더라.”
-당신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느 TV프로그램에 내가 출연한 걸 보고 여자친구가 얘기하길, 내가 느낀 모습 그대로 로맨틱함이 잘 나왔다며 좋아하더라. 그런 모습을 여친이 역시나 좋아하는 게 아닐까.”
-프러포즈도 로맨틱하게 했겠다.
“로맨틱하게 하려 노력했는데 본인은 매우 만족해했다.
누구나 프러포즈에 대한 로망이나 계획을 갖고 있다. 나 역시 이벤트도 많이 생각해왔는데 막상 때가 되니 가장 진실되고 차분한 뭔가가 없을까 생각했다.
영화를 보러 가기로 한 날 마음을 먹고 심야 멜로영화르 본 뒤 관객들이 모두 나가고 둘이 남았을 때 ‘오늘 본 저 영화처럼 기쁘거나 슬프거나 함께 하면서 살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 씨는 뭐라고 했나.
“힐끗힐끗 내 모습을 본 것 같다. 눈빛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 텅 빈 극장에서 나도 그 순간이 마음에 들었다. 커플링을 선물하기도 했다. 좋아하더라. 처음엔 말문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 몰라 하는 눈빛이기도 했다.”(웃음)
-데이트는 주로 어떻게 했나.
“자연스럽게 수업 시간을 통해 만남을 갖기 시작했지만 카페나 거리 등에서도 데이트를 즐겼다.
난 자유롭고 싶어 배우를 택한 사람이다. 어elf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밖에서 자주 만났다.“
-결혼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참 칭찬해주고 싶은 게 무척 검소한 사람이다. 자신의 일에 소신과 꿈과 배려가 있다. 새록새록 항상 나도 귀 기울이게 되고 존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친숙해졌다. 이 여자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두 사람만의 애칭이 있나.
“하하하! 왜 없겠나! 하하! 아…, 하하하! 당연히 사랑하는 연인끼리 애칭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 여자친구가 애교가 많다. 막내딸이기도 하고. 길을 걷다가 상처 입은 도둑 고양이나 강아지 보면 울먹일 만큼 감성도 풍부하다 예쁘다는 뜻과 귀엽다는 뜻으로 ‘예뿡’이라고 부른다. 여자친구는 날 오빠라는 뜻으로 ‘오뿡’이라 부른다.
어른들 계실 때 예뿡이, 오뿡이라고 부른 적이 있는데 쑥스럽더라. 어른들이 귀엽게 봐주셨을 것이다.“
-2세 계획은 어떤가.
“우선, 여러 명이다. 서너명, 컨디션 좋으면 다섯. 한석규 선배나 박중훈 선배나 다복한 가정이 보기 좋더라.
하하! 난 오래 전부터 2세 계획은 상당히 풍부했다. 외아들이라 어릴 때부터 다복한 가정을 바라고 꿈꿔왔다.
프러포즈할 즈음, 여자친구에게 2세 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고 묻자 그녀도 풍부한 생각을 갖고 있더라.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허니문 베이비를 기대해도 되겠나.
“고민하고 있다. 여자친구가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과 잘 논다. 갖고 싶다는 얘기는 한다. 단 둘만의 신혼을 즐기고 아이도 빨리 갖는 방법을 생각해봐야겠다.”
-아이 이름은 지었나.
“있는데 잊었다. 무척 긴 이름인데. 순우리말로 지은 이름이었다. 꽤 길고. 네 명까지 지어봤다. 둘이 기막히다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예컨대 ‘이현’이라고 하면 ‘이 힘차고당당한 현’이라든가 식의 문장이 되기도 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나이보다 성격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날 많이 따른다.”
-청첩장을 직접 디자인했다.
“세상 하나 밖에 없는 것이다.
대개 청첩장을 받으면 판에 박힌 문구 등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경험과 이 세상 하나 밖에 없는 청첩장을 생각하게 됐다.
여자친구가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더라. 그림을 잘 그려야 해 고민도 많았다. 여자친구가 무척 바라는 것 같고 나도 원해서 그렸다. 그림은 내가 그리고 청첩장 초대의 글은 여자친구가 고민해서 썼다.“
-결혼식 사회를 이병헌이 맡게 됐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병헌 결혼식 땐 내가 사회를 맡지 않겠느냐는 우스개 생각도 해본다.
워낙 바쁜 사람이라 사회를 청할까 고민했다. 지인이 그렇지 않아도 내가 결혼식 사회 고민을 하는 것 같다고 넌지시 말해주었더니 당연히 내가 봐야지 라고 했다더라. 고마웠다.“
-결혼 뒤 이것만큼은 지키겠다는 약속을 나눴나.
“그건 없지만 나 스스로 해본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자신의 속을 모를 때도 있지 않을까. 그럴 때, 혹은 스스로를 실망시킬 때, 내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을 때가 왜 없겠느냐.
그럴 때 내가 아닌 타인에게 인생을 책임진다 약속하고, 타인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고백하는 과정에서 성숙하고 경건해진 날 느꼈다.
그런 것처럼 배려와 약속으로 가정을 갖게 되면 갓 피어난 새싹으로 큰 아름드리 나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SBS 드라마 ‘자이언트’에 출연 중인데 신혼여행은 언제 떠나나.
“우리가 생각하는 신혼여행은 당분간 못갈 것 같다. 드라마를 멋지게 끝내고 여유있게 뿌듯한 보람을 갖고 뒤늦은 신혼여행을 편안히 가고 싶은 생각이다.
그걸 이해해줘 여자친구에게 고맙다. ‘자이언트’ 촬영이 한창인데 제작진이 배려 많이 해줘 감사하다.
신혼여행보다 두 사람의 일치된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국일주를 하든, 해외로 가든, 며칠 동안 동네에 머물러 있든, 둘이 깔깔대고 함께 있으면 좋은 것 아니겠나.
그래도 미안하다. 당장 가지 못하니까.”
-예비신부에게 한 마디.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아 있고 활짝 열려 있다. 어떤 일에도, 어떤 경우라도 함께 할 그녀이기에 고맙다. 먼 여행을 떠나는 결혼 생활 속에서 천천히 걸으면서 꾸준히 대화하며 함께 하고 싶다. 감사하다.“
이범수는 22일 오후 5시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 애스턴 하우스에서 비공개리에 이윤진 씨와 결혼식을 올린다.
예비신부 이윤진은 아나운서 출신의 국제회의 영어 통역 전문가이며, 가수 비의 미국 할리우드 진출을 도운 영어 선생님으로도 유명하다.
이날 결혼식에서는 배우 이병헌이 사회를 맡고 김종환 전 합창의장이 주례를 서며 가수 휘성과 환희가 축가를 부를 예정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