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류현진 QS기록 깨진 다음날의 반응

입력 2010-08-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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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 스포츠동아 DB

한화 류현진. 스포츠동아 DB

29경기 QS도 대기록…“난, 괜찮아”
QS기록 멈췄지만 여전히 밝은표정
한대화 “1회 수비실수 못내 아쉬워”
현진 부친 “딱 맞는 순간 만감교차”
“20승 무리하지 마” 김시진 조언도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

한화의 절대 에이스 류현진(23·사진)은 26일 목동 넥센전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29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기록을 마감했다. 메이저리그에도 없었다는 ‘시즌 전 경기 QS’ 도전도 자연스럽게 무산됐다. 그러니 27일 목동구장의 화제는 단연 ‘류현진’일 수밖에 없다. 류현진의 기록을 돕고 싶다고 밝혀온 한대화 감독도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밝은 표정의 류현진, “난 괜찮아”

한 감독은 라커룸에서 류현진을 만나자 짐짓 “홀가분하지?”라고 물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활기찬 “네”였다. 물론 돌이켜 보면 아쉬운 점 투성이다. 1회 무사 2·3루에서 낙구 지점을 잘못 잡은 우익수 이상훈의 수비가 그랬다. 한 감독은 “아무래도 공을 처음부터 아예 놓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열심히 하던 선수가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하게 돼 아쉽다는 의미다. 또 하나는 7회 등판이다. 류현진은 1회에 3점을 내줬지만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막았다. 7회부터 벤치를 지켰다면 QS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기록 때문에 몸을 사릴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류현진이 잘 알았다. 한 감독은 “불펜 상황을 감안하면 더 던지는 게 승수를 쌓는 쪽에 유리했다. 류현진에게 의사를 물었고, 더 던지겠다더라”고 귀띔했다.


○류현진 아버지, “시원섭섭하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류현진의 아버지 류재천 씨는 편안한 표정으로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기록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이 사라진 대신, 더 많은 숫자를 쌓지 못한 아쉬움이 교차하기 때문이다. 류 씨는 “초등학교 때, 땡볕 아래서 야구하는 어린 아들이 안쓰러워 ‘그만 두고 공부하겠냐’고 몇 차례 물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야구 안 한다’고 한 적이 없다”며 대견한 아들을 회상했다. 사실 부모는 7회 강귀태의 배트에서 ‘딱’ 소리가 터지는 순간 “아, 넘어가는구나” 싶어 눈을 감았다. 순간적으로 만감이 교차했다. 하지만 류 씨는 “아이 앞에서 티낼 필요는 없지 않나. 오늘 경기 전에도 만나서 웃으며 대화했다”고 말했다.


○20승 도전은 ‘무리 없는 정공법’으로


본의 아니게 류현진의 기록 행진을 끊게 된 넥센의 김시진 감독은 대신 류현진의 다음 도전 목표인 ‘20승’에 대해 조언했다. “20승에 집착하는 것보다는 오랜 선수 생활을 위해 부상을 피하는 게 먼저다. 무리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달성하는 게 좋다”는 충고다. 류현진은 올 시즌 네 번의 등판을 남겨뒀다. 네 번 모두 승리 투수가 돼야 20승을 채울 수 있다. 한 감독은 “앞으로는 류현진 스스로 하기에 달렸다. 불펜 투입을 비롯한 등판 조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정공법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목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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