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현대 김호곤 감독이 동계 전지훈련지인 일본 미야자키 타카죠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야자키(일본)|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새얼굴 한상운·김성환·까이끼 기대
패스 좋은 이용·루키 박용지도 진화
화끈한 공격으로 亞 챔프 영광 재현
울산 현대 김호곤 감독에게 2012년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시간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일본과 중동 클럽들을 한 수 지도하며 짜릿한 우승을 맛 봤다. AFC 선정 ‘올해의 감독상’도 거머쥐었다. 더 큰 행복을 찾기 어려웠다. 김 감독은 ‘새 출발’을 선언했다. 작년의 영광을 모두 내려놓았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코앞으로 다가온 새 시즌을 구상하느라 여념이 없다. 국가대표 이근호 곽태휘 등이 빠져 나가면서 선수단 변동의 폭이 컸지만 빠르게 팀을 추스르고 있다. 보다 진화되고 공격적으로 강해진 ‘철퇴축구(수비를 두텁게 한 뒤 강력한 한 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축구)’를 다짐했다.
○적지 않은 부담감
-올 해 부담이 적지 않을 텐데.
“부담감이 크다. 전력은 떨어진 반면 팬들의 기대감은 높아졌다. 그래서 더욱 시즌을 빠르게 구상했고, 작년을 잊으려고 했다. ‘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았구나’하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 전망은.
“서울은 작년 우승 멤버 그대로고, 전북은 선수수급을 잘 했다. 수원과 포항도 멤버가 좋고. 축구는 의외성이 많다. 우리도 장담할 수 없다. 쉬운 팀은 어디에도 없다. 나도 상위그룹 떨어지면 사표도 각오하고 있다. 축구에서는 모든 일이 가능하다.”
-올 해 목표는.
“작년 챔스리그 우승팀으로서 명예를 찾고 싶다. K리그 클래식 3위 안에 들어서 챔스리그 티켓을 딸 것이다.”
○수비 보단 공격
-철퇴축구 ‘시즌3’은 어떤 모습인가.
“나는 수비축구를 무척이나 싫어한다. 골을 넣어야 그게 축구다. 최대 공격이 최대 수비라는 말도 있다. 수비 때는 집중하느라 체력 소모가 크다. 신경 쓸 부분이 많다. 반면 공격은 소모도 덜하고 효율적이다.”
-이근호, 곽태휘, 에스티벤 등이 빠지면서 출혈이 큰데.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한상운, 김성환, 까이끼, 호베르또 등 장점 있는 선수들을 두루 영입했다. 지금까지 잘 따라주고 있다. 실전 가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전훈에서 집중 점검하고 있는 부분은.
“까이끼나 호베르또가 잘 해주고 있다. 다만 수비 가담이 문제다. 국내 선수들에게 보듬어주고 양보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약한데 다양한 조합을 시험하고 있다. 부상 중인 김성환과 김동석 등이 빨리 올라와 주길 바라고 있다.”
-주목하고 있는 선수는.
“작년에 김신욱과 이용이 눈에 띄게 발전했다. 이용한테는 ‘너가 언론의 주목은 받지 못했지만, 숨은 공로자다’고 칭찬했다. 패싱력이 월등히 좋아졌다. 이들이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신인 박용지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언제나 든든한 서포터
- ‘철퇴축구’ 이름 붙인 축구팬을 찾아 화제가 됐다.
“한참 찾았는데 나타나질 않더라. 알고 보니 울산 서포터로 해군 병장으로 복무 중이었다. 작년 마지막 홈경기 때 서포터 해단식에 참가해 만났다. 핸드폰에 저장해 뒀다. 한번 볼 계획이다(웃음).”
-서포터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서포터의 열성을 정말 좋아한다. 부진하고 못하면 꾸짖고 비판해 달라. 언제든 환영한다. 그러나 선수 구성이나 이적 등은 관여하면 안 된다고 본다. 울산 서포터는 착하고 잘 이해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미야자키(일본)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