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연잡] 리메이크 드라마 제목 결정, 원작 색깔 + 국내 정서 고려

입력 2018-04-1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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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드라마인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 ‘수상한 가정부’ - KBS 2TV ‘직장의 신’(왼쪽부터). 사진제공|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수상한 가정부’·KBS ‘직장의 신’

리메이크 드라마인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 ‘수상한 가정부’ - KBS 2TV ‘직장의 신’(왼쪽부터). 사진제공|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수상한 가정부’·KBS ‘직장의 신’

해외드라마를 리메이크할 때 원작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대부분 원제목 그대로 쓰지만 경우에 따라 바꾸기도 한다. 25일부터 방송하는 KBS 2TV ‘슈츠’와 3월 종영한 tvN ‘마더’는 각각 미국과 일본드라마 원제와 동일하다. 제작을 준비중인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 ‘런치의 여왕’ ‘최고의 이혼’도 원작인 일본드라마의 제목을 그대로 따른다. 앞서 국내에서 리메이크한 일본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꽃보다 남자’ ‘결혼 못하는 남자’ 등은 원제를 그대로 사용했다. 원제목에 대한 국내 시청자의 거부감이 크지 않았다. ‘꽃보다 남자’는 원작 만화 팬이 워낙 많아 제목을 바꾸면 오히려 역효과가 우려됐다.

조인성과 송혜교가 주연을 맡았던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원작은 일본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이다. ‘수상한 가정부’는 ‘가정부 미타’, ‘파견의 품격’은 ‘직장의 신’, ‘드래곤 사쿠라’는 ‘공부의 신’으로 각각 변경해 국내에 공개됐다. MBC가 리메이크하는 일본드라마 ‘감사역 노자키’는 ‘더 뱅커’로 바꾸기로 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국내 방영 당시가 겨울이었기에 원제의 ‘여름’과는 거리가 멀어 계절감을 살리기 위해 수정했다. ‘수상한 가정부’와 ‘공부의 신’은 원작 제목에 일본어가 포함돼 있어 변경했다. ‘파견의 품격’의 경우, 파견이 우리나라의 계약직과 비슷한 의미이지만 대중적으로 쓰이는 단어가 아니다보니 드라마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제목으로 바꿨다.

김희애와 지진희가 주연했던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은 원작인 일본드라마 ‘최후로부터 두 번째 사랑’을 우리식 표현에 맞게 ‘윤색’한 사례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리메이크는 원작의 색깔 유지가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2차 창작물이기에 베낀 인상보다는 방영시기, 에피소드, 캐릭터 등 상황에 따라 제목은 원작자와 상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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