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프로야구구단확대능사?서울4팀·부산2팀꿈꾼다

입력 2008-06-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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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세계화에 성공한 이유 중의 하나는 개방정책이었다. 프로축구리그에서 볼 수 있는 ‘승강제’도 대표적인 개방정책 중의 하나이다. 반면에 야구는 프로리그의 독점적 지위를 인정하는 폐쇄적인 정책으로 세계화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리그의 안정적인 구조를 이룩했다. 하위리그로 떨어질 위험이 전혀 없기에, 구단의 이기주의가 줄어들지 않고 목소리가 유난히 크다. 프로야구는 기존의 기득권 때문에 신생구단 창단이 어려운 대표적인 종목이다. 1991년 8개 구단으로 늘어난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다. 야구의 발전과 비전을 위해서는 9, 10구단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야구저변과 프로야구 리그의 수준을 고려하면, 확대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구단이 창단된다든지 기존의 팀이 연고를 옮길 경우, 연고지 선정에 있어 가장 고려해야할 요소는 무엇일까? 학계의 연구를 종합하면 인구와 경기장 규모 및 시설수준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야구는 게임수가 많기 때문에 인구가 많은 곳에 정착해야 한다. 일본만 하더라도 도쿄근처에 5개 팀이 몰려있고, 메이저리그도 미국도시 인구 순으로 팀들이 정렬해 있다. 다른 종목에서는 보기 힘든 현상이다. 국내 프로야구도 성적과 상관없이 관중동원이 가장 유리한 팀은 LG, 두산, 롯데 등 인구가 많은 도시에 정착한 팀이다. 야구에 있어 도시인구는 다다익선이다. KIA나 한화의 연고지인 광주나 대전이 야구의 열기가 부족해서 관중이 적은 것이 아니다. 도시인구와 구장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한국 프로야구구단 가운데 가장 팬이 적다는 히어로즈도 수원 현대시절보다 많은 관중을 동원하고 있다. 물론 LG, 두산, 히어로즈는 원정 팬들의 숫자가 관중동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러한 현상도 ‘서울’에 연고를 두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수원에서 홈 팬들만으로 2000명 수준의 평균관중을 동원하던 현대는, 우리 히어로즈로 말을 갈아타고 서울에서 원정 팬 덕분에 5000명 정도의 평균관중을 동원하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9구단 창단이나 기타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는 구단은 도시인구를 절대적인 변수로 간주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서울 4팀이나, 부산 2팀이 미래가능성에 있어 가장 합리적이다. 마산·창원, 성남, 울산, 안산, 수원, 천안 등은 최고수준의 경기장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는 한 대구, 광주, 대전보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리하고 한계가 있다. 수원에서 현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프로야구는 도시주민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만으로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전용배 -동명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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