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는 배고프다!" 한국 남자 핸드볼대표팀의 맏형 강일구(33, 인천도시개발공사)가 8년 만의 세계선수권 본선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강일구는 23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과의 제21회 국제핸드볼연맹(IHF) 남자 세계선수권대회 예선 B조 최종전에 출장, 수차례 선방을 거듭하며 24-23, 1점차 승리에 일조했다. 강일구는 경기 후 "라커룸으로 들어오니 한 후배가 우린 아직도 배고프다는 말을 하더라. 비록 대회 전까지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본선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대표팀 주전 수문장 한경태(32, 스위스 오트마)의 그늘에 가려 벤치를 지켰던 강일구는 해외파가 대거 빠진 이번 대표팀의 주장으로 대회에 나섰다. 아시아 국제대회 출장이 대부분이었던 그에게 올림픽과 견줘 위상이 적지 않은 세계선수권의 주장을 맡는 일은 큰 부담이었다. 더군다나 예년에 비해 전력이 대거 약해진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크로아티아, 스웨덴, 스페인 등 강호들을 상대해야 하는 점 역시 무거운 짐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유럽의 강호들을 상대로 눈부신 선전을 거듭, 결국 2001년 대회 이후 8년 만의 본선 진출 및 스페인전 역대 첫 승리라는 쾌거를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강일구는 "사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본선 진출 가능성에 대해)반신반의했는데, 정말 해낼 줄 몰랐다. 크로아티아전을 마친 다음날부터 곳곳에서 우리를 강팀 대접해줘 깜짝 놀라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에 충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수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이번 대회 같은 기회가 언제 다시 올 줄 모르겠다"며 "역대 대표팀 중 가장 좋은 분위기 속에 대회를 치르는 것 같다. 현재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상당히 피곤한 상태지만 여세를 몰아 본선에서도 꼭 승리를 거두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플리트(크로아티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