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르 한국검법, 세계의 허 찔렀다

입력 2012-08-03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한국펜싱의 달라진 위상

짧은 팔·다리 약점 꾸준한 연구로 극복
이젠 유럽 강호들 먼저 동반훈련 제안도


한국펜싱의 여자 첫 올림픽 금메달에는 남다른 의미가 숨어있다.

김지연(24·익산시청)은 올림픽 사브르 역사상 2번째 챔피언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세계대회에서 64강도 벅찼던 한국 사브르는 김지연과 함께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사브르는 이탈리아와 헝가리 검법에 근거를 둔 종목으로 찌르기뿐 아니라 베기도 가능해 펜싱에서 가장 격렬한 세부 종목이다. 그래서 1990년대 이전까지는 남자만의 종목이었다.

한국펜싱, 특히 사브르의 위상은 이미 이번 올림픽 직전부터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져 있었다. 사브르 코치를 겸하고 있는 김용율 펜싱 총감독은 “과거에는 우리가 함께 훈련을 하고 싶어 돈을 줘도 쳐다보지도 않던 유럽 강호들이 동반 훈련을 제안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가장 적극적이었는데 거절했다. 공교롭게 올림픽에서 김지연의 결승 상대가 러시아의 소피아 벨리카야였다”며 “러시아 감독이 김지연을 눈여겨보며 전력탐색을 노렸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한국펜싱의 돌풍과 함께 세계무대에서 국내 지도자들의 입지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유럽 코치를 대표팀에 활용하고 있지만, 한국대표팀은 모두 국내 지도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팔과 다리 길이가 서양선수에 비해 짧은 한국선수들의 신체적 특성에 맞춰 공격과 수비 방법을 꾸준히 연구해왔고, 런던에서 그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