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승·최소실책’ 반전으로 기억될 롯데의 2017시즌

입력 2017-10-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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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진격은 여기까지였다. 롯데 선수단이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NC에 패하며 2017년 야구를 
마감했다. 아쉽지만 잘 싸웠다. 창단 후 시즌 최다승을 기록하는 한편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돼온 불펜과 수비에서 환골탈태한 점이 큰
 수확으로 꼽힌다. 사직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거인의 진격은 여기까지였다. 롯데 선수단이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NC에 패하며 2017년 야구를 마감했다. 아쉽지만 잘 싸웠다. 창단 후 시즌 최다승을 기록하는 한편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돼온 불펜과 수비에서 환골탈태한 점이 큰 수확으로 꼽힌다. 사직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롯데는 2017시즌 80승(2무62패)을 거뒀다. 1982년 롯데가 창단된 이래 80승은 한 시즌 최다승이었다. 특히 롯데는 후반기 58경기에서 39승1무18패라는 어마어마한 뒷심을 보여줬다. 마지막까지 진행된 3위 싸움에서도 5연승으로 끝내 NC를 0.5경기 차이로 제쳤다.

2016시즌 1승15패의 치욕을 안겨준 지역 라이벌 NC를 상대로 단 1년 만에 9승7패의 우세로 반전을 이끌어낸 것도 소득이다. 롯데의 팀 실책은 86개였다.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최소 실책이었다. 롯데에 디테일이라는 씨앗이 뿌려진 셈이다.

이 모든 성과들이 사령탑 2년 차이자 계약 마지막 시즌이었던 조원우 감독의 재임기에 나왔다. 2016시즌 8위에 그쳤던 조 감독은 단 1년 만에 초보감독 딱지를 떼고, ‘학습효과’를 보여줬다.

조 감독의 2017년 롯데는 단기 성과와 미래 자원의 확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비교적 충실하게 확보했다. 박세웅(12승6패)이 롯데 마운드 미래의 에이스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진형은 롯데 필승 계투조의 일원으로 성장했다. 김원중 역시 선발 요원이 될 자질을 보여줬다.

‘영건 빅3’의 발굴 외에 조 감독의 길게 보는 선수 관리는 롯데의 얇은 선수층을 보완했다. 긴 공백기를 딛고 돌아온 ‘포크볼의 달인’ 조정훈이 불펜에 가세하며 롯데의 후반기 반격에 힘을 보탰다. 마무리 손승락은 롯데 마운드의 버팀목으로서 KBO리그 최강의 구원투수(37세이브)로 돌아왔다.

롯데 린드블럼-박세웅-조정훈-손승락(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린드블럼-박세웅-조정훈-손승락(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박진형~조정훈~손승락의 롯데 불펜진은 구단 역사상 가장 강력한 뒷문이었다. 롯데 뒷심야구의 축이었다. 선발진에서도 베테랑 송승준(11승5패)이 재기에 성공했다. 린드블럼(5승3패)~레일리(13승7패)의 외국인선발 원투펀치는 모두 2018시즌 재계약을 기대할 수 있을 실적을 보여줬다.

타선에서는 ‘150억 타자’ 이대호의 존재감(34홈런 111타점)이 강렬했다. 4번타자로서의 실력과 팀 리더로서의 역할을 모두 감당해줬다. 이대호를 중심으로 강민호~손아섭~전준우~최준석 등이 타선을 이끌었다. 외국인타자 번즈도 2루수로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NC에 2승3패로 패하며 가을여정을 접었다. 그러나 아쉬움 이상의 소득을 얻었다. 이제 어떻게 이 기운을 2018시즌까지 이어가느냐가 관건이다. 일단 프리에이전트(FA)로 나오는 외야수 손아섭, 포수 강민호, 지명타자 최준석, 유격수 문규현 등과의 잔류 협상이 첫 시험대다.

롯데 이대호-손아섭-강민호-번즈(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롯데 이대호-손아섭-강민호-번즈(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부산 팬들은 2012년 이후 5년 만에 가을야구를 성취한 롯데 선수단에 열렬한 호응으로 화답했다. 사직 100만 관중이 그 증거다. 롯데가 야구를 잘하면 여전히 팬들은 이 팀을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다. 시행착오의 시간이 짧진 않았지만 결국 롯데는 바른 길의 초입을 찾았다. 그러나 좋은 팀을 만들기는 어려워도 망가지는 것은 순간인 법이다. 육성을 통한 선수층의 보강 없이 롯데의 재건은 난망함도 올 시즌 재차 확인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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