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없는 편지] 박철영 “넌 선발포수 투수공 놓치면 안돼, 힘들고 불리해도 집중력 잃지마”

입력 2011-10-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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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1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SK와 삼성의 경기에서 8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 SK 이만수 감독대행이 정대현을 정우람으로 교체하며 포수 정상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학ㅣ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 박철영 트레이너가 제자 정상호에게

SK 박철영 스카우트(51)는 장수 배터리코치 출신이다. 1995년 LG를 시작으로 2005년 SK로 옮겨 2009년까지 15년간 재직했다. 그때 가르친 LG 조인성, SK 정상호는 지금도 박 코치를 멘토로 여긴다. 이런 박 코치가 한국시리즈(KS)에서 투혼을 불사르는 애제자 정상호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상호야, 많이 힘들겠지? 그러나 지금은 더 나이 든 선배들이 안 좋은 것까지 생각해서 네가 뛰어야 될 때인 것 같다. SK가 불리해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격언도 있잖니? 투수들의 공을 네가 잡아주지 못하고 놓칠 때면 너의 집중력이 걱정된다.

어느 팀에 가도 네가 롯데 강민호급 포수라고 나는 생각한다. 신체조건은 메이저리그급이고. 조인성도 못 가지고 있는 것을 너는 갖고 있다. 그러나 자기한테 숨겨진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좀처럼 없었던 것이 안타까웠어.

네가 A클래스였다면 박경완은 특급이었으니까. 풀타임 선발과 포스트시즌, 이제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그러나 만족하진 마. 네가 원하는 공을 던져주는 투수들을 향한 고마움을 잊지 마라. 그리고 네가 방망이 때문에 고민하는데 몸만 괜찮으면 타이론 우즈와 같은 힘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힘든 거 알지만 그렇다고 포수로서 실수가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KS가 끝나지 않았고, 너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정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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