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서 은퇴한 정민태가 17일 대전구장을 불쑥 찾았다. MBC-ESPN의 1일해설가 신분으로 등장한 것이었다. 허구연 해설위원과 동반해 한화 덕아웃을 방문한 정민태는 한양대 1년 후배인 구대성, 까마득한 동산고 후배인 류현진과 자리를 같이해 잠시 담소를 나눴다. 구대성이 “더 할 것 같더구만”이라고 은퇴를 아쉬워하자 정민태는 한화 김인식 감독을 향해 “구대성도 배터리 다 안됐어요?”라고 농담으로 받아쳤다. 그러자 김 감독은 “그래도 요즘 볼 끝이 살아났어. 우리 팀은 마흔이 기준이야”라고 웃어넘겼다. 또 정민태가 동산고를 졸업할 무렵 태어난 류현진이 “존경하는 선배님”이라고 립서비스(?)를 하자 구대성은 “너 (존경하는 선수가) 많이 바뀐다”고 반격했다. 이어서 허 위원이 “너, 이러다 내년에 한화 가는 거 아냐?”라고 농을 섞자 구대성은 “그러면 내가 (딴 팀으로) 가야죠. (대전구장 뒤편 산의 정자인) 8각정이나 가야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후 정민태는 옛 현대 시절 은사였던 김재박 감독이 있는 LG에도 들러서 환담을 나눴다. 정민태를 객원해설자로 초빙한 이유에 대해 허 위원은 “한국프로야구에 한 획을 그었던 투수인데 이렇게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해설이지만 은퇴식을 대신해 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드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태는 이후 21일 휴식 차 LA로 출국할 예정이다. 여기서 한양대 후배인 LA 다저스 박찬호와 조우할 가능성이 높다. 대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