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한국하키‘조명과의전쟁’

입력 2008-08-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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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베이징올림픽에 나서는 남·여 하키대표팀에게도 마찬가지. 한국하키는 ‘밤의 대관식’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다.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하키는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남자대표팀(세계랭킹 5위)은 7월23일 세계랭킹1위 호주와의 경기에서 2-2로 비겼고, 여자대표팀(10위)은 최근 독일(3위), 중국(5위), 일본(6위) 등 강팀과의 평가전에서 연이어 선전하고 있다. 호주(4위)여자대표팀 프랭크 머레이 감독은 7월31일 중국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네덜란드(1위)가 금메달후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머레이 감독은 5월 캐나다에서 열린 올림픽최종예선까지 날아와 한국을 스토킹하고 있는 인물. 상승세의 한국대표팀에게 두려운 것은 이제 상대팀이 아니다. 야간경기장에 대한 적응력 키우기가 최종과제. 여자대표팀은 10일 오후6시(현지시각)에 호주와 예선 첫 경기를 펼친다. 네덜란드와의 두 번째 경기는 오후8시30분. 남자대표팀도 예선 5경기 중 오후8시30분 경기가 1번, 오후6시 경기가 2번이다. 남·여 모두 결승전은 오후8시30분. 여자대표팀 한진수 코치는 “베이징이 해가 길기는 하지만 오후6시경기에서도 후반전에는 조명시설이 가동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10개도 안되는 하키경기장 중 조명시설을 갖춘 곳은 성남하키장 한 곳 뿐이다. 그나마도 비용문제 등으로 야간경기는 꿈도 꾸지 못한다. 하지만 클럽팀이 활성화 돼 있고, 준프로리그가 성행하는 유럽 팀들은 오히려 야간경기경험이 더 많다. 올림픽에 2회 연속 출전하는 김진경(27·아산시청)은 “동생들이 야간경기 경험이 없는데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고 했다. 여자대표팀 유덕 감독은 “하키공이 작고, 공의 전개가 빠르기 때문에 시야에 들어올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수들은 패스의 감각이 달라지는 점을 지적했다. 남자대표팀 조성준 감독은 “로빙 볼이 나올 때 공이 조명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여자대표팀은 야간경기를 대비해 7월28일(월)과 7월29일(화), 오후6시에 연습경기를 했다. 7월31일(목)과 1일(금)에는 오후 8시30분부터 태릉하키장에 조명을 밝혔다. 남자대표팀도 2일 한체대와 야간연습경기를 펼칠 예정. 여자대표팀 김종은(22·아산시청)은 “야간경기가 생소하기는 하지만 새로운 환경이라 흥미롭다”면서 “집중도 더 잘 되고, 무엇보다 덥지 않아 좋다”며 웃었다. 남자대표팀 주장 서종호(28·김해시청)는 “(조명적응까지) 준비는 모두 끝났다”면서 “금메달을 딸 일만 남았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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