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살려낸 올스타전.’ 아이러니컬하게도 빗나간 일기예보 덕분에 올스타전의 ‘명맥’이 이어지게 됐다. 3일 올스타전이 열린 인천 지역 날씨가 오전부터 개기 시작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람들의 얼굴엔 화색이 돌았다. 당초 일요일까지 인천 지역엔 비 예보가 돼 있었고, 바로 전날인 2일 저녁부터는 밤새 폭우가 쏟아졌다. 그러나 비구름이 남하하면서 2일부터 ‘3일 오전 중부 지방이 갠 뒤 날씨가 더워질 것’으로 예보가 변경됐고 그대로 됐다. 쿠바-네덜란드의 평가전이 열린 낮엔 뜨거운 햇볕이 문학구장에 내리 쬐었으나 어둠이 해를 가리면서 야구 경기와 관전에 적합한 날씨로 변모했다. 관중도 이에 화답해 오후 6시 15분 경 3만석 전석을 매진시켰다. 입장 수입만 1억 628만 4000원이었다. 이진형 KBO 홍보부장은 “날씨가 안 좋을까봐 걱정했는데 정말 안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KBO 사람들이 3일 폭우 예보에 전전긍긍했던 이유는 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평가전(네덜란드-쿠바)을 채워 넣기 위해 올스타전 예비일을 폐지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3일 야구 경기를 도저히 할 수 없을 정도의 폭우가 내렸다면 프로야구 27년 역사상 처음으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못할 상황을 자초한 셈이다.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 비가 내리는데도 올스타전을 강행했더라도 관중 동원에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했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던 KBO 사람들은 “올림픽이란 특별한 중대사가 없는 한, 올스타전 예비일을 갖추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