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축구의 흐름에 발맞춰 K리그에서도 외국인선수 확대안이 공론화되고 있다. 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충남아산과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골을 넣은 대구의 대표 외국인선수 세징야(왼쪽 2번째)와 그를 축하해주는 동료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세계적 흐름에는 맞추되, 서둘러선 안 된다.
K리그의 외국인선수는 점점 늘고 있다. 내년부터 K리그1 팀의 경우 국적과 무관하게 최대 6명의 외국인선수를 등록할 수 있고, 이 중 4명이 동시에 경기에 나설 수 있다. K리그2에선 팀당 5명 보유, 4명 동반 출전이 가능하다.
그동안 K리그1에선 외국인선수 6명 중 아시아선수 1명을 포함시켜야 했고, K리그2에선 동남아선수와 그를 제외한 아시아선수 1명씩을 넣어야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아시아쿼터가 내년부터 사라짐에 따라 외국인선수 구성이 한결 수월해진다.
외국인선수 확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는 2024~2025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제한을 완전히 철폐했다. 전 세계 각 리그 사이의 소통 장벽이 사실상 허물어졌고, 선수 교류도 활발하기 때문에 K리그도 더 많은 외국인선수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급진적 개방은 화를 부를 수 있다. 2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K리그 외국인선수 제도 공청회에서도 중론은 ‘점진적 변화’였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K리그 구단 실무진과 기술연구그룹(TSG) 위원, 언론인 등 축구계 관계자들은 현재 외국인 쿼터 확대안의 전체적 방향성에 동의하면서도 우려되는 부분들을 지적했다.
외국인선수 확대를 추진하기에 앞서 다양한 예상 문제점들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K리그의 외국인 쿼터는 국내선수의 출전권 보장과 그들의 성장 유도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또 구단들이 외국인선수 영입에 과도하게 나선다면, 많은 지출로 인해 재정건전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외국인 골키퍼 제한 규정 폐지도 공론화되고 있지만, 이 역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이날 공청회에 참가한 신의손(러시아명 발레리 사리체프) 천안시티 18세 이하(U-18) 팀 골키퍼 코치는 “과거 프로팀이 부족해 한국 골키퍼를 육성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이제는 프로팀이 25개가 넘는다”며 외국인 골키퍼 제한을 없애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인 만큼 정책 변경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