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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김선우가 두산과 개막전 선발”

입력 2014-03-2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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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이었다. LG 김기태 감독은 24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김선우가 개막전 선발”이라고 밝혔다. 김선우는 29일 잠실에서 자신을 방출한 친정팀 두산을 상대한다. 김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파격이었다. LG 김기태 감독은 24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김선우가 개막전 선발”이라고 밝혔다. 김선우는 29일 잠실에서 자신을 방출한 친정팀 두산을 상대한다. 김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LG 김기태 감독의 파격

지고는 못 사는 잠실 라이벌전…첫 만남부터 깜짝 승부
자신을 방출한 팀 상대로 시즌 첫 선발…기막힌 스토리
김기태 감독 “지려고 하는 감독 없다” 필승 카드 신뢰


“개막전 선발투수는 김선우 선수로 하겠습니다.” LG 김기태(45) 감독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장내는 술렁거렸다. 누구도 예상 못한 이름이었고, 누가 봐도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김 감독은 24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깜짝 발표’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라이벌 두산과의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김선우를 발탁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지난해 말 두산에서 방출돼 LG 유니폼을 입은 김선우다. 갈수록 구위가 떨어져가는 37세의 노장투수가 지난해 팀 방어율(3.72) 1위 LG에서 선발 한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왜 김선우를 낙점했을까.

미디어데이 행사 후 “모두가 깜짝 놀랐다”고 하자 김 감독은 “그렇다면 의도가 맞아 떨어졌다”며 껄껄 웃더니 “다들 놀란 만큼 개막전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아예 개막 하루 전에 발표했으면 더 깜짝 놀랐을 텐데, 두산에서 니퍼트를 먼저 예고하는 바람에 우리도 김선우를 미리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방출한 팀을 상대로 선발로 나선다는 것 자체가 기막힌 스토리다. 그것도 지고는 못 사는 잠실 라이벌전에다, 시즌 첫 단추인 개막전이다. 모든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흥행만을 위해 김선우를 택한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김선우의 개막전 선발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어제(23일) 최종적으로 본인에게 통보했다. 현재 볼도 좋고, 경험도 많은 투수다”며 “개막전을 지려고 하는 감독은 없다”는 말로 필승카드임을 분명히 했다. 김선우는 시범경기에서 2게임(선발 1경기)에 등판해 5이닝 5안타(1홈런) 1볼넷 2탈삼진 2실점(방어율 3.60)으로 컨디션 조율을 마쳤다.



물론 4월 1일 SK와의 홈 개막전 일정도 고려했다. 김 감독은 “우리 팀 에이스는 류제국이다. 시즌 개막전도 잠실에서 하지만, 공식적인 홈 개막전 행사에 에이스를 내는 게 LG팬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류제국을 중심에 두고 앞뒤로 선발로테이션을 짰는데, 경험 많은 김선우를 제일 앞쪽에 두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우는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자신이 개막전 선발로 발표된 데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며 “재미있을 것 같다. 좋은 경기를 하겠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그로선 두산 시절이던 2009년 4월 4일 잠실에서 열린 KIA전(6이닝 2실점 승리투수) 이후 5년 만이자, 생애 2번째 개막전 선발등판이다.

한편 두산 니퍼트는 2011년부터 4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됐다. 2011년 LG와의 개막전에선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 2012년 넥센과의 개막전에선 5.1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해 삼성과의 개막전에선 6이닝 4실점했지만 타선의 지원 속에 승리투수가 됐다. LG의 김선우 ‘깜짝 카드’ 선택으로 시즌 개막전의 분위기가 벌써부터 흥미진진하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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