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상 “과거 젝스키스와 작업, 아이돌 음악 자신있어”[화보]

입력 2016-04-25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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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중가요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곡가 윤일상이 화보를 통해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반전 매력을 발산했다.

윤일상은 최근 bnt와 함께 총 세가지 콘셉트로 화보를 진행했다. 첫 번째 콘셉트는 천재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 어느 누구도 쉽게 소화해낼 수 없을 이 콘셉트에서 그는 현장을 압도하는 분위기로 시종일관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이어진 콘셉트는 작곡가의 모습을 잠시 접어둔 채 패셔너블한 의상으로 유니크한 무드를 완성시켰다. 마지막 콘셉트에서 그는 정갈한 슈트를 입고 그만이 보여 줄 수 있는 남성미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그를 조금 더 면밀하고 깊게 관찰할 수 있었다.

작곡가로 데뷔한 계기에 대해서 그는 여섯 살 때부터 작곡을 시작해 중고등 학교 시절 썼던 습작이 2~300곡이었다고 답했다. 가요계 데뷔는 19살 때였으며 다른 작곡가들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고 덧붙였다.

19세 때 작곡가로 데뷔하면서 독립을 했고 줄곧 정신적인 지원, 경제적인 지원 없이 혼자서 꿈을 키워왔다고. 50원이 없어서 집 밖에 못나간 적도 있었고 영양실조에 걸려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DJ DOC 3집 프로듀서를 맡고 처음으로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던 당시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이후에 내는 것 마다 거의 다 히트를 하여 그게 당연함으로 받아들여졌고 그로 인해 자만했었던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자만은 스스로를 망가지게 한다는 걸 느끼고 항상 겸손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최고 작곡가상을 재차 수상한 뒤 '한 작곡가의 음악이 너무 많이 방송에 나온다는 이유'로 국내 유수의 두 방송사가 윤일상 음악을 금지시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을 정도로 대단했던 당시에 대한 질문에 그는 어린 마음에 많은 충격을 받았다고.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경찰청, 검찰청, 국세청까지 갈 정도로 수많은 모함에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그 중에 하나의 혐의라도 있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당시를 회자했다.

그로 인해 떠난 여행에서 ‘나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중심은 결국 나로부터 시작 된다’라는 걸 느끼고 생각을 달리 먹으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그렇게 그곳에서 쓴 곡이 터보의 ‘회상’이었다고 밝혔다.

작업 중 에피소드에 대한 질문에 그는 김건모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작업할 때 ‘모든 걸 집어 던지고 노래를 해라’ 라는 디렉팅을 말버릇처럼 했었고 녹음 당시 음악에만 몰입하기 위해 김건모가 알몸으로 노래했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김범수의 ‘하루’의 경우 녹음하는데 6개월이 걸렸다고. ‘보고 싶다’는 곡을 부르기 위해 감정을 잡는 시간도 1년 반 정도 걸렸다고 덧붙였다. 그로 인해 김범수가 성숙하게 된 계기가 됐고 상상이상의 노력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에 대한 질문에는 조용필, 최백호, 전인권 그리고 요즘 아이돌 그룹이라고 답했다. 아이돌 그룹과의 작업은 최근 ‘무한도전’을 통해 다시 한 번 이슈가 된 ‘젝스키스’ 외에도 많은 아이돌 그룹과 작업을 해봤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외국 뮤지션과의 작업에 대한 질문에는 받아주기만 한다면 비욘세, 저스틴비버와도 작업해보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 현재 동남아권 아티스트들과는 작업 할 예정으로 조율 중이라고 덧붙였다.

주목되거나 기대되는 아티스트에 대한 질문에는 자이언티와 아이유를 꼽았다. 요즘 젊은 싱어송라이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그들의 신선함에 배우는 부분이 많다며 겸손한 모습을 비췄다.

인디 뮤지션을 빼놓지 않은 그는 밝으면서 자기 장르에 특화된 음악을 하고 있는 오리엔탈 쇼커스에게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특히 아시안체어샷은 개인적으로 팬일 정도라고. 그들은 전문 음악인이 봐도 깊이 있는 음악을 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또한 좋은 언더그라운드 음악이 없다면 좋은 오버그라운드 음악도 없다며 소신 있게 말을 이었다. 그들은 대중적이기 보다는 실험적인 음악을 하는데 그런 밴드들이 많아지고 그들이 잘 돼서 오버그라운드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나라 전체음악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안타까운 건 알려질 수 있는 통로가 적어 그 부분이 너무 아쉽다고. 음악적으로 고이고 싶지 않아 디제잉과 밴드를 하는데 그 이유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 스스로 뭔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라며 ‘그들은 반드시 존재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장 친분이 있는 연예인에 대한 질문에는 이은미, 김건모, 조피디를 언급했다. 그들과는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고 있다고. 아무래도 음악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다른 분야의 동료 연예인들보다 더 오래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방송에서 만났던 유연석도 오래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독신주의의 그가 결혼을 발표하고 난 뒤 그는 결혼 후 음악보다 가정이 커졌다고 밝혔다. 결혼 전에는 모든 것에 있어서 음악이 중심이었기에 이렇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이젠 음악을 버릴 순 있지만 가정을 버릴 수는 없게 됐다며 인간적인 윤일상의 면모를 보여줬다.

작곡가로서 목표와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세상을 떠난 뒤 100년~1000년 동안 그의 이름은 모를지라도 그 때 까지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답했다. ‘엘리제를 위하여’와 같이 생활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곡이 생명력이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런 꿈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윤일상의 개인적인 부분 보다는 그의 음악을 넓은 마음으로 보고 고인 것 같으면 채찍질도 해주면서 꾸준히 음악을 들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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