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신재영-박주현(오른쪽). 스포츠동아DB
약점 예상됐던 4·5선발 예상밖 호투
염경엽 감독의 개방형 선발경쟁 효과
‘기회의 땅’에서 넥센의 초반 돌풍을 이끄는 젊은 피 2명이 나타났다. 올해 처음 1군을 경험한 신재영(27), 박주현(20)이 그 주인공들이다.
올 시즌 개막 전 넥센의 4∼5선발은 무주공산이었다. 20승 투수 앤디 밴 헤켄(세이부)이 일본으로 떠났고, 4선발로 점찍었던 조상우마저 팔꿈치 수술을 받아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넥센 염경엽 감독은 이를 젊은 선수들의 성장 기회로 삼았다. 라이언 피어밴드∼로버트 코엘로∼양훈을 1∼3선발로 확정하면서 “4∼5선발은 기회를 주는 자리로 비워두겠다”고 공언했다. 넥센표 벌떼 마운드의 출발점이었다.
4∼5선발 후보는 많았다. 염 감독은 애초 “박주현, 금민철, 하영민, 김상수, 김정훈, 최원태 등 6명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신재영은 명단에 없었다. 계투로도 활용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결국 염 감독은 정규시즌 시작 직전 박주현과 신재영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염 감독도 “일단 우선권을 주는 것이다”고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둘 다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4경기에 등판한 자체가 성공인데 성적도 훌륭하다. 신재영이 4승 방어율 1.38, 박주현이 1승 방어율 3.92를 기록 중이다. 둘이 선발등판한 8경기에서 넥센의 성적은 6승1무1패다. 특히 신재영은 데뷔 후 26이닝 동안 단 하나의 볼넷도 내주지 않는 깔끔한 투구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반전드라마다.
염 감독은 24일 고척 LG전에 앞서 “신재영은 마무리훈련 때 처음 봤다”며 “그때는 직구, 커브 2개만 던졌다. 제구력이 뛰어나서 싱커와 서클체인지업을 가르쳤는데 금방 배우더라. 경찰청에서 2년간 선발을 경험했고, 메카닉도 부드러워서 풀타임이 가능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재영과 박주현 둘 다 잘하고 있다. 미래의 가치가 높은 선수를 뽑은 스카우트팀의 역할도 크다. 부담 갖지 않고 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내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넥센 손혁 투수코치는 “박주현의 디셉션(숨김 동작)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상체가 크고 팔 회전이 짧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앞으로 성장할 부분이 더 많은 투수”라고, 신재영에 대해서는 “불리한 카운트에서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투수”라며 “제구력과 공 끝이 좋아 (상대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 지금 넥센 투수들 중 제구는 가장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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