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포인트] 오승환, 9회 무사3루 위기 돌직구로 끝냈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 대 SK와이번스 경기 9회초 2사 1,3루 삼성 오승환이 SK 박진만을 삼진 아웃시키며 2-1 승리를 지켜낸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10월의 마지막 밤. 삼성 오승환이 왜 자신이 최고의 마무리투수인지를 입증했다. ‘뒷문지기’의 조건 중 하나는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 1점차 리드라면, 무사 또는 1사 3루 상황서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맞바꿔선 안 되기 때문이다. 선동열, 이상훈, 구대성, 정명원 등 역대 내로라하는 마무리들은 모두 탈삼진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31일 SK와의 한국시리즈(KS) 5차전. 오승환 역시 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며 살얼음 승부를 종료시켰다.

2-1로 앞선 삼성은 8회초 2사 후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첫 타자 박재상은 3구삼진. 그러나 9회초 선두타자 최정에게 중견수 쪽 담장을 직접 맞히는 3루타를 허용하며 블론세이브 위기에 몰렸다. 이 때부터 ‘돌직구’의 위력이 여실히 발휘됐다. 이호준을 힘없는 유격수 땅볼로 잡은 오승환은 박정권에게는 볼넷. 이어진 1사 1·3루서 김강민과 박진만을 연속삼진으로 솎아냈다. 두 타자를 돌려세운 마지막 공은 모두 ‘돌부처’가 자랑하는 시속 150km대의 ‘자비심 없는’ 직구였다.

오승환이 데뷔한 2005년 이후 삼성은 총 3차례 KS 우승(2005·2006·2011년)을 차지했다. 삼성이 챔피언으로 등극하는 3번의 순간, 마운드 위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일명 헹가래투수였다. 그는 올 시즌 세이브 1위(37개)를 확정지은 뒤 “이번에도 마지막 순간을 지키고 싶다”는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헹가래투수까지 필요한 것은 단 1승뿐이다.

잠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