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의 4강 PO는 ‘페인트 존’이 최대 격전지로 평가받는다. 전력적 열세를 띤 KCC가 정규리그에서 3승3패라는 호각세를 띤 힘이 바로 페인트 존에서의 강점이었다. KCC는 기존처럼 브랜든 브라운(왼쪽)과 하승진이 페인트 존을 책임져야 하고, 반대로 현대모비스는 라건아(오른쪽)가 상대 높이를 견뎌내야 한다. 스포츠동아DB
정규리그 6번의 맞대결을 면밀히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팽팽했지만 ‘PP(페인트 존 득점)’에서는 극명하게 갈렸다. KCC는 현대모비스를 만날 때마다 PP에서 절대 우위를 가져갔다. 심지어 패한 3번의 대결에서도 PP는 KCC가 오히려 앞섰다. KCC는 센터 하승진(34·221㎝)이 부상으로 결정한 경기에서도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PP를 더 많이 가져갔다. 이 부분을 통해 두 팀의 전술적인 차이를 엿볼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KCC를 상대로 이번 시즌 유독 고전했다. KCC 외국인선수 브랜든 브라운(34·193.9㎝)을 봉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브라운은 외곽보다는 골밑으로 파고들면서 많은 득점을 만들어냈다. 하승진도 높이를 활용해 골밑에서 쉬운 득점을 올렸다. 현재는 KCC를 떠났지만 단신 외국인선수 마퀴스 티그(26·184㎝) 또한 돌파를 통해 현대모비스의 골밑을 적극 파고들었다. 그 덕분에 KCC는 라건아(30·199.2㎝)가 버티는 현대모비스의 골밑에서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반대로 현대모비스는 PP에서는 KCC에게 밀렸지만 그 외에 지역에서 득점을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면서 3승을 거둘 수 있었다. 2대2 플레이를 통해 골밑을 파고드는 전략보다는 외곽에서 공격을 풀어나가는 방향으로 상대했다. 라건아도 포스트 플레이보다는 중거리 슛을 적극 시도하면서 득점을 쌓았다. 현대모비스가 KCC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3점슛 시도가 상대보다 많았고, 성공률도 괜찮았다.
4강 PO 1차전 승부의 중요성은 언급할 필요가 없다. 1차전을 잡은 팀의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진출 확률은 77.3%다. 6번의 맞대결을 통해 두 팀은 상대의 전술적인 장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이에 대비한 전술을 준비했을 것이다. PP가 승부를 결정지을 결정적인 요소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를 최소화하거나 극대화하기 위한 두 팀 벤치의 머리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